카탈루냐 독립국가 선포…스페인의회 '자치권박탈' 최종 승인

입력 2017-10-27 23:30
수정 2017-10-27 23:32
카탈루냐 독립국가 선포…스페인의회 '자치권박탈' 최종 승인

자치의회, 찬성 72대 반대 10으로 가결…스페인 잔류파 의원들 표결 보이콧

스페인 상원, 카탈루냐 직접통치안 압도적 표차 승인…총리 긴급국무회의 소집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추진을 둘러싼 스페인과 카탈루냐지방의 갈등이 되돌아올 수 없는 헌정사상 초유의 국면으로 돌입했다.

카탈루냐 자치의회가 독립 선포안을 통과시키자 스페인 상원은 정부의 카탈루냐에 대한 직접 통치안을 최종 승인했다.

이로써 카탈루냐의 행정권 접수에 나서는 스페인 정부와 카탈루냐 분리독립파와 시민들 간의 물리적 충돌이 예상된다.

스페인으로 분리독립을 추진해온 카탈루냐의 자치의회는 27일(현지시간) 전체회의에서 표결로 독립공화국 선포안을 가결했다.

카탈루냐 자치의회는 이날 '스페인으로부터 독립공화국을 선포한다'는 내용의 결의안을 무기명 표결 끝에 통과시켰다. 자치의회의 전체 의원 135명 중 72명이 찬성했고, 10명이 반대했으며, 2명이 기권표를 던졌다.

표결이 시작되기에 앞서 분리독립에 반대해온 정당들인 국민당, 사회당, 시우다다노스 등의 소속 의원들은 표결 참여 거부를 선언하고 회의장을 떠났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 카탈루냐의 독립선포안 가결 소식이 알려지자 트위터에서 스페인 국민에게 진정할 것을 호소하고 "카탈루냐의 법치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탈루냐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날 전체회의를 소집한 스페인 상원도 카탈루냐의회의 독립선포안 가결 직후 정부의 헌법 155조 발동안(카탈루냐의 자치권 박탈 및 중앙정부의 직접통치 계획)을 찬성 214, 반대 47의 압도적 표차로 의결했다.

스페인 정부는 상원의 승인으로 헌법 155조 발동을 위한 헌법적 절차를 완료하고, 조만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과 부수반, 자치내각 각료 전원을 해임하고 직접통치에 나설 계획이다.

1975년 프랑코 독재정권 종식 후 민주주의를 회복한 스페인에서 불복종하는 자치정부를 상대로 정부가 헌법 155조를 발동해 자치를 강제로 중단시키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라호이 총리는 이날 저녁 긴급 국무회의를 소집해 카탈루냐 자치정부 장악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스페인 정부는 자치정부는 물론 카탈루냐의 자치경찰 조직인 1만 7천여 명의 '모소스 데스콰드라'의 지휘권, 카탈루냐 공영방송에 대한 관리·감독권한을 모두 중앙정부에 일시 귀속시킬 방침이다.

카탈루냐의회의 독립선 안 가결 소식이 알려지자 바르셀로나와 지로나 등 카탈루냐 주요 도시의 도심에 모인 분리독립 찬성 시민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고 카탈루냐기 '에스텔라다'를 흔들었다.

스페인 정부의 자치정부와 자치의회 장악이 시작되면 이 지역 정치인들과 독립파 시위대와 스페인 경찰 간의 물리적 충돌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탈루냐에 본사를 둔 스페인 은행들의 주식은 자치의회의 독립선포안 가결 소식이 알려지면서 장중 폭락했다.

yongl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