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정 권익위원장 "우리나라 청렴수준, 10년간 정체·하락"

입력 2017-10-27 15:44
박은정 권익위원장 "우리나라 청렴수준, 10년간 정체·하락"

국가정책포럼서 밝혀…"대통령 친인척·측근비리 등 대응 못 해"

"2022년까지 부패인식지수 세계 20위권, OECD 평균 목표 달성"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박은정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은 27일 "국제 평가기관이 바라보는 우리나라 청렴 수준이 지난 10여 년 동안 정체·하락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부패통제, 그래도 길은 있다'라는 주제의 국가정책포럼 축사에서 이같이 말하고 "정부가 대통령 친인척·측근비리, 정경유착 관행, 권력형 부패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CPI)는 10년째 50점대 중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면서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국 수준인 68점에 크게 뒤처져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부패 원인으로 대통령 친인척·측근비리와 정경유착 관행 등을 꼽았다. 담합·리베이트·분식회계·불공정 갑질 등 민간부패 대책이 부족했고, 국가 반부패 시스템을 향한 국민 불신이 심화한 점도 부패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농단 사건 등을 경험한 국민은 부패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요구한다"면서 "새 정부는 좌고우면하지 않고 반부패정책을 추진하고, 2022년 CPI를 세계 20위권에 진입시키고 OECD 평균 수준 점수를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포럼의 주제발표를 맡은 윤태범 한국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청렴도가 개선되지 않은 이유를 분석하며 '지도자의 반부패 의지'를 언급했다.

윤 교수는 "부패 방지는 김영삼·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핵심 국정과제였지만,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면서 핵심 국정과제 대상에서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는 특히 김영삼 정부 이래 부패 방지 정책이 가장 적었다"면서 "공약으로 제시된 것뿐 아니라 의미 있게 추진한 것도 적었다"고 했다.

이날 포럼은 서울대 행정대학원과 국가정책과정 총동창회가 공동 주최했다. 포럼에서는 서울대 행정대학원 김병섭·최태현 교수, 강영주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수석연구원, 최동훈 국가리더십연구센터 연구원, 윤 교수가 주제발표를 각각 맡았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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