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차기 지도부 누가 맡나…하마평 무성

입력 2017-10-29 08:30
부산국제영화제 차기 지도부 누가 맡나…하마평 무성

이사장에 문정수·이용관, 집행위원장에 오석근·안성기 등 거론

문화계 "정치적 발탁 안돼…소통·글로벌 감각 갖춘 리더 필요"

(부산=연합뉴스) 이종민 기자 = 올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끝으로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이 물러남에 따라 차기 BIFF호를 누가 이끌 것인가가 관심사다.

차기 지도부는 2014년 '다이빙벨' 사태로 끝없이 추락하던 영화제의 위상을 복원하고 영화인들의 마음을 다시 모으는 한편 새로운 20년을 위한 도약의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영화에 대해 잘 알고 소통의 리더십을 겸비한 인사로 구성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29일 부산문화예술계에 따르면 영화제의 차기 이사장에는 2∼3명, 집행위원장에는 4∼6명의 인사가 거론된다.



이사장에는 우선 문정수 전 부산시장이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다.

그가 거론된 데는 영화제 탄생 주역인 고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에 이어 김동호 이사장마저 떠나면 영화제의 맥을 이을 인사는 문 전 시장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김지석 부집행위원장은 지난 5월 프랑스 칸영화제에 참석했다가 현지에서 심장마비로 숨졌다.

1995년 초대 민선 부산시장을 역임한 문 전 시장은 부산국제영화제 탄생의 주역이다. 문화 불모지나 다름 없던 부산에 '영화의 도시'라는 수식어가 붙게 된 데는 1996년 2월 영화제 설립에 관한 문 전 시장의 결단이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BIFF복귀는 없을 것이라고 누차 밝혔지만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이름도 들린다. 그는 '다이빙벨' 상영 중단 요구를 거부하면서 당시 박근혜 정부와 척이 져 감사원 감사, 검찰 조사를 받는 등 고초를 겪은 뒤 물러났다. 현재 영화제 사무국 직원들은 그의 복귀를 희망하는 분위기다.

또한 일부 비 영화인들의 이름도 이사장으로 거론된다.



영화제 운영의 실권을 가진 집행위원장에는 서울 충무로와 소통할 수 있고 부산 지역 정서도 잘 아우르는 인물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오석근 전 부산영상위원회 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배우 강수연 씨가 BIFF 공동 집행위원장으로 올 당시 물망에 올랐던 배우 안성기 씨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부산 출신 한 유명 배우도 서울과 부산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이유로 일각에서 거론하고 있다.

부산 영화계 안팎에서는 현재 선장 없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정상 궤도에 올리기 위해서는 이른 시일 안에 이사회를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사회를 소집해 차기 지도부 선임 절차와 방식 등을 확정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부산 문화계 한 원로는 "정치적 배경, 성향 등을 이유로 이런저런 인사들이 언급되고 있지만 차기 지도부는 부산국제영화제의 향후 20년을 향한 새로운 토대를 마련해야 하는 등 역할이 중요하다"며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고 서울과 부산 간 원활한 소통능력,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인물이 와야 한다"고 말했다.

ljm70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