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경찰살해 혐의 사형수, 14년만에 무죄 선고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정엽 통신원 = 경찰관 살해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았던 대만의 40대 남성이 14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27일 대만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타이중(台中) 고등법원은 전날 경찰 살해 혐의로 사형 확정 판결을 받았던 정싱쩌(鄭性澤·49)씨에 대한 재심 끝에 무죄를 선고했다.
정씨는 2002년 1월 타이중시 펑위안(豊原)의 한 가라오케에서 고향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경찰을 총기로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왔다.
재판부는 경찰 측이 정씨를 상대로 자백을 강요했을 뿐만 아니라 현장 탄흔 각도를 감정한 결과로도 정씨의 범행이 입증되지 않고 있다며 원심을 기각하고 무죄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정씨의 거주지는 제한됐다.
당시 정씨와 함께 술을 마시던 친구 뤄우슝(羅武雄)이 천장과 술병에 총을 쏘며 소동을 벌이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총격전 끝에 뤄씨와 경찰 한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
정씨는 이후 이들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2006년 최고법원(대법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다.
이에 따라 정씨는 12년 가까운 4천322일간 사형수로 수감돼 있다가 지난해에야 재심 요구가 받아들여졌다.
정씨는 무죄 판결을 받은 뒤 "15년을 참았다"며 "드디어 나는 살인자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신문은 정씨의 수감일 4천322일에 대한 배상금이 최대 2천161만 대만달러(8억2천118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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