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학교가기 싫다" 등교거부하는 초중생 13만4천명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에서 학교에 가기 싫다며 등교를 하지 않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13만명 이상이라는 집계 결과가 나왔다고 NHK 등이 27일 보도했다.
문부과학성이 전날 발표한 '2016년 문제행동·부(不)등교 조사'에 따르면 질병 등의 이유를 제외하고 연간 30일 이상 학교를 결석한 학생은 초등학생 3만1천151명, 중학생 10만3천247명 등 13만4천398명이었다.
이는 전년도보다 8천407명 늘어난 것으로, 조사가 진행된 최근 10년 중 가장 많은 수다.
이들 학생 가운데 90일 이상 결석한 경우는 57.6%인 7만7천450명이나 됐다.
등교를 거부하는 이유로는 '가족과 관련된 상황과 교우 관계 등에 대한 불안'이 가장 많았고, '무기력', '학교에서의 인간관계' 등을 꼽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특히 교직원을 등교 거부의 원인으로 지적한 경우도 3천653명이나 됐다. 이는 2005년 조사 때의 1천745명보다 2배 이상 많은 것이다.
일본에서는 지난 3월 후쿠이(福井)현의 중학교 2학년 남학생이 교사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은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알려진 뒤 교단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대안학교를 운영 중인 '도쿄슐레'의 오쿠치 게이코 이사장은 요미우리신문에 "교원의 체벌과 폭언, 잘못된 지도로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이 드물지 않다"며 "학교측은 아이를 학교에 오게 하는데 집중한 나머지 원인이 무엇인지 모른 채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초등학교에서의 폭력행위도 심각한 수준이어서 전년보다 5천769건 많은 2만2천847건의 학교 내 폭력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학생끼리의 폭력이 1만5천811건으로 전체의 69.2%를 차지했다.
도쿄이과대의 야쓰나미 미쓰토시(八竝光俊) 교수는 "등교 거부의 원인은 학교와 가정에서의 인간관계 등 다양하다"며 "학교뿐 아니라 가정, 외부와의 연대가 중요하다. 아이들에게는 안심할 수 있는 장소와 의존할 만한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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