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드리머' 여러분, 계속 꿈 꾸세요"

입력 2017-10-27 11:33
프란치스코 교황 "'드리머' 여러분, 계속 꿈 꾸세요"

아마존·구글·페북 등 美 65개 기업 '다카 폐지 반대' 의회 진정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26일(현지시간) 어릴 때 부모를 따라 미국에 온 불법체류청년 '드리머'에게 꿈꾸기를 멈추기 말라고 조언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비디오 중계를 통해 텍사스, 푸에르토리코, 일부 남미 국가의 이민자 청년들에게 "각국은 이민자를 환영하고, 새 정착자들은 그들이 살게 된 곳의 법을 따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교황은 "우선 말하고 싶은 것은 제가 여러분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것이며, 두 번째로는 계속해서 꿈을 꾸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어려운 시기에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을 지켜주기를 바라는 사람들을 찾으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뜻에 따라 불법체류 청년의 추방을 유예하는 '다카'(DACA·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프로그램을 폐기하겠다고 발표했으며, 의회에서 대체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의 수혜를 본 청년은 80만명에 달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9월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카 폐지 결정을 재고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스스로 '낙태 반대론자'라고 소개한 사실을 거론하며 "어떤 사람이 낙태 반대 신념을 지닌 신자라면 그는 가족이야말로 생명의 요람임을 이해하고, 가족의 결합을 옹호해야 한다"고 강조해 가족을 떼어놓는 결과를 초래하는 '다카' 폐지 결정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한편,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마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미 65개 기업이 드리머 청년 추방 중단을 위해 한 목소리를 냈다고 전했다. 제네럴모터스, IBM, 휴렛패커드, 우버, 메리어트, 힐턴, 하얏트 등도 여기에 동참했다.

이들 기업은 공화당과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진정서에서 "미국에서 일하고, 공부하고, 군에 복무할 80만명의 드리머를 위해 즉각적이고 항구적인 법적 해결책을 찾지 않으면, 합법적으로 일하고 공부할 역량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회가 조처를 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는 국내총생산에서 2천150억달러(약 243조원), 사회보장연금과 메디케어 납부 비용에서 246억달러(약 27조8천억원) 상당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창립한 이민개혁 단체인 'FWD.us'에 따르면 자산 규모 500개 기업 중 상위 25개 기업 직원의 약 4분의 3이 다카 프로그램 수혜자다.

팀 쿡 애플 CEO는 다카 수혜자 약 250명을 고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gogo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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