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미술재단에 있는 '겸재 정선' 산수화 5건 보물 된다

입력 2017-10-27 08:46
수정 2017-10-27 10:49
간송미술재단에 있는 '겸재 정선' 산수화 5건 보물 된다

고려청자 2점·청도 용천사 영산회상도 등도 보물 지정 예고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겸재(謙齋) 정선(1676∼1759)이 그린 화첩과 그림 5건이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간송미술문화재단에 있는 '정선 필(筆) 해악전신첩(海嶽傳神帖)', '정선 필 경교명승첩(京郊名勝帖)', '정선 필 풍악내산총람도(楓嶽內山總覽圖)', '정선 필 청풍계도(淸風溪圖)', '정선 필 여산초당도(廬山草堂圖)'를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와 함께 전남 강진에서 12∼13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고려청자인 '청자 음각환문 병'과 '청자 양각도철문 정형향로'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이 문화재들은 모두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품으로, 문화재청과 재단은 지난해 10월 문화재 보존과 관리·조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해악전신첩은 정선이 1747년 금강산 경치를 21폭에 담아낸 화첩이다. 1759년 완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교명승첩은 서울 근교와 한강의 명승지를 그린 산수화를 모은 화첩으로, 조선 후기 시인인 이병연(1671∼1751)의 글이 수록됐다.

풍악내산총람도는 1740년대에 가을의 금강산을 묘사한 작품이다. 녹색, 황색, 적색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점이 특징으로 국보로 지정된 정선의 또 다른 금강산 그림인 '금강전도'와 비교해도 예술적 가치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청풍계도는 정선이 1739년 서울 백악산 청풍계에 있던 안동김씨 김상용의 고택을 그린 약 2m 길이의 대작이고, 여산초당도는 중국에 있는 명산인 여산(廬山)에 은거한 백거이(白居易, 772∼846)의 고사를 주제로 한 작품이다.



보물로 지정 예고된 청자들은 보존상태가 좋고 제작기법이 정교하며, 색상도 고운 편이다. 특히 정형향로는 중국의 전통적인 청동기 문양인 '도철문'(괴수 무늬)을 새기고 고리를 매달아 금속 용기를 연상시키는 드문 작품이다.

이외에도 사찰에서 도난됐다가 환수한 불화 3건과 15세기 고서 1건도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청도 용천사 영산회상도'와 '청도 대비사 영산회상도', '예천 보문사 삼장보살도'는 모두 2014년 8월 되찾은 불화다.

용천사 영산회상도는 1749년에 조성됐으며, 짜임새 있는 화면 구성과 섬세한 문양 표현, 차분한 느낌의 색감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로와 세로 길이가 각각 3m를 넘는 대비사 영산회상도는 1686년 제작된 대형 불화로, 현존하는 17세기 후반 영산회상도가 많지 않아 가치를 인정받았다.

보문사 삼장보살도는 천장·지지·지장 보살 등 삼장보살과 시왕도(十王圖·저승을 관장하는 시왕을 그린 그림)가 결합한 도상이 특징으로, 이러한 배치는 현재까지 확인된 사례가 없다.

'법계성범수륙승회수재의궤'는 불교의식인 수륙재의 기원과 절차를 설명한 서적으로 1470년 조선 왕실이 주도해 편찬했다. 조선시대 불교와 목판인쇄 역사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사료로 평가된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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