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테메르 대통령 부패혐의 재판 또 피해…연방하원서 부결(종합)
연금개혁 등 경제 현안 집중할 듯…지지율 추락으로 국정운영 차질 예상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부패혐의로 기소된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또다시 재판을 피했다.
브라질 연방하원은 25일(현지시간)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부패혐의 재판에 동의하는지를 묻는 안건을 전체 회의 표결에 부쳐 재적 의원 513명 가운데 찬성 233표, 반대 251표로 부결시켰다. 26명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고 2명은 기권했다.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재판이 이뤄지려면 재적 의원의 3분의 2인 342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지만, 이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이에 따라 테메르 대통령은 직무가 정지되거나 피고인 신분으로 전락하는 상황은 일단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연방검찰의 기소는 두 차례 이뤄졌다.
호드리구 자노 전 연방검찰총장은 지난 6월 말 테메르 대통령을 부패혐의로 기소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세계 최대 육류 수출업체 JBS로부터 뇌물 15만2천 달러(약 1억7천만 원)를 챙겼고, 이후 9개월간 1천150만 달러를 더 받으려고 조율한 혐의를 받았다.
연방하원은 8월 초 전체 회의 표결에서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연방대법원의 재판 안건을 찬성 227표, 반대 263표로 부결시켰다.
자노 전 총장은 퇴임 직전인 지난달 14일 테메르 대통령과 우파 집권여당인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고위인사들에게 사법방해와 범죄단체 구성 등 혐의를 적용해 연방대법원에 기소했다.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20∼21일 11인 대법관 전원회의를 열어 테메르 대통령 기소를 찬성 10표, 반대 1표로 인정하고 이를 연방하원으로 넘겼다.
한편, 연방하원 표결이 끝난 뒤 테메르 대통령은 연금과 조세제도 개혁, 재정균형 등 경제 현안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1차 기소 때와 비교해 연립정권 기반이 취약해지면서 국정운영에 적지 않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부패혐의 재판에 대한 찬성은 227표에서 233표로 늘었고 반대는 263표에서 251표로 줄었다. 연정 내에서 테메르 지지세력이 그만큼 위축됐다는 뜻이다.
지지율이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신뢰 7%, 불신 90%, 무응답 3%로 나왔다. 테메르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5%, 보통 20%, 부정적 73%, 무응답 2%였다.
현재 연방하원의장에게 제출된 테메르 대통령 탄핵 요청서가 20여 건에 이른다는 점도 그의 정치적 입지가 위태롭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연방검찰이 테메르 대통령을 세 번째로 기소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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