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신건강 문제로 한해 30만명 일자리 잃어
정부 의뢰 보고서 "기업과 국가에도 연 6조~15조 비용"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영국에서 정신건강 문제가 주요한 사회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정신건강 문제로 일자리를 잃는 사람이 매년 30만명에 달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영국 고용연금부는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직장에서 번영: 정신건강과 고용주들에 대한 검토' 보고서를 2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고용연금부의 의뢰를 받아 검토를 진행한 스티븐슨 상원의원과 정신질환 자선단체 대표 폴 파머는 보고서에서 오랜 기간에 걸친 정신건강 문제로 실직하는 이들이 한 해 3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정신건강 문제를 앓지 않는 사람들보다 일자리를 잃을 확률이 배 가까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한, 직원들의 정신건강 문제는 기업에도 매년 33억파운드~42억파운드(약 4조9천500억~6조3천억원)의 손실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나라 전체 경제에도 연간 74억파운드(약 11조1천억원)에서 99억파운드(약 14조9천억원)의 비용을 안기는 것으로 추정됐다.
파머 대표는 많은 직장에서 자신이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걸 밝히는 것은 여전히 금기시되는 문화라고 말했다.
그는 "이로 인해 정신건강 문제를 치유할 기회를 잃게 된다"며 "많은 경우에서 기업들은 직원의 정신건강 문제 치유에 기업이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직원들에게 정신건강 문제의 경각심을 일깨우고 정신 건강문제를 동료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데 힘쓰는 한편 직속 상급자가 직원들과 정신건강에 대해 정례적으로 대화하고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방안 등을 기업들에 권고했다.
연초에 이번 검토를 지시한 테리사 메이 총리는 국민보건서비스(NHS)와 공공부문에 보고서에 담긴 권고들을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영국에서는 해리 왕자가 교통사고로 숨진 모친 고 다이애나비를 잃었을 때 겪었던 고통으로 오랜 기간 정신건강 문제를 앓았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고백하는 등 형 윌리엄 왕자와 함께 정신건강 문제 치유를 위한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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