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비 1억 수수혐의 전 대전국세청장 무죄
재판부 "금품 제공자의 진술에 신빙성 없다"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소개비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국세청 전 고위간부가 무죄판결을 받았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고충정 부장판사)는 26일 알선 수재 혐의로 기소된 전 대전지방국세청장 제갈경배(57)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제갈 씨는 2010년 사업가였던 황모(57·여)씨에게 민원을 해결해 줄 공무원을 소개해주는 대가로 3차례에 걸쳐 1억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9월 구속기소 됐다.
그러나 지난해 2월 건강 등을 이유로 보석을 신청,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석방된 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왔다.
제갈 씨는 재판 동안 "황씨에게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고인이 돈을 받았는지를 다투는데 돈을 받은 일시와 장소를 검찰이 입증하지 못했고 돈을 받았다는 증거도 없다"며 "황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어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황씨는 전 국무총리의 딸을 사칭해 2008년 경남 통영아파트 인허가 로비를 주도하다가 수배되자 2013년 검찰에 자진출두, 2년 6개월의 형을 선고받은 인물이다.
이와 관련 현경대(78) 전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지난 19대 총선을 앞두고 황씨에게 1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가 지난해 말 무죄 판결을 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종사촌 형부인 윤석민(78) 전 국회의원도 "사건을 무마시켜주겠다"며 황씨로부터 4차례에 걸쳐 5천3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윤 전 의원은 구속기소됐으나 변호인 접견 중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노인성 치매를 않아 구속집행이 정지됐고 재판도 중단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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