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제약회사 선물 많이 받을수록 비싼 약 많이 처방"
美 의료보호환자 처방과 제약사 금품 제공 내역 분석 결과
(서울=연합뉴스) 최병국 기자 = 의료진이 제약회사로부터 비싼 '선물'을 많이 받는 병·의원일수록 약을 처방하는 비율이 높고, 특히 비싼 약을 많이 처방한다는 조사결과가 또 나왔다.
미국 조지타운대학병원(GUMC)과 조지워싱턴대학 보건대학원 공동연구팀은 제약회사가 의료진에게 주는 금품은 규모에 관계없이 비싼 약 처방 증가에 영향을 주며, 금품액수가 클수록 '선물을 준' 효과도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7일 의학 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연구팀은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병·의원이 2013년 메디케어D 대상자에게 발행한 처방전과 제약회사 및 의료기기업체가 당국에 의무적으로 신고한 금품 제공 내역을 분석했다.
메디케어D는 65세 이상 노인이나 장애인 환자들의 처방약 비용을 정부가 일부 지원해주는 건강보험 프로그램이다.
금품을 받은 사람엔 일반 의사뿐만 아니라 임상간호사(NP)와 의사보조원(PA), 발(足部)의학 전문가 등 미국법상 의사 감독하에 또는 일정 부분 독자적 처방권이 있는 의료진을 모두 포함했다.
분석 결과 2013년 1년 동안 총 2천873명의 처방자 가운데 39%가 제약회사로부터 총 390만 달러의 금품을 받았다. 10명 중 6명 정도(61%)는 전혀 금품을 받지 않았다.
금품 종류는 현금, 선물, 식사 등 다양했으며 금품액수는 7달러에서 20만 달러에 이르기까지 개인별로 차이가 컸다.
금품 수수 의료진 1인당 평균 의약품 처방전 발행 건수는 892장으로 금품 비수수의료진의 발행건수(389장)에 비해 2.3배 많았다.
또 처방 1건 당 평균 약품 가격도 135달러로 금품 비수수 의료진 처방액(85달러)에 비해 59%나 많았다. 연간 받은 금품이 500달러 이상인 경우엔 처방당 약품 가격이 189달러로 뛰었다.
연구팀은 제약회사 등 업체가 의료진에게 각종 명목으로 금품을 제공하는 것은 환자와 정부 세금의 의약품 비용 지출을 늘릴 뿐만 아니라 부작용 위험도 증가시키는 행위라면서 일체의 금품수수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논문 선임저자인 조지타운대학병원 아드리안 휴-베르만 박사는 "제약회사 영업사원을 만나는 의사에게는 진료받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하면서 "(의료진과) 제약회사 영업사원과의 1분 미만의 대화가 비싼 약 처방을 늘린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앞서 제약회사와 의료기기업체로부터 금품을 받는 의사들의 비싼 약 처방이 훨씬 더 많다는 연구결과들이 있었으나 이번 연구는 의사 외에 처방권을 가진 다른 의료인들도 대상에 포함한 것이 특징이다.
이 연구결과는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25일(현지시간) 실렸다.[http://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186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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