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시진핑, 4월 이후 수시로 통화…분위기 화기애애"
로스 美상무장관 "中, 대북제재에도 협조적인 자세 보여"
리셴룽 총리 "트럼프 亞 순방, 亞 손떼지 않겠다는 메시지"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4월 첫 미중 정상회담 이후 수시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고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밝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6일 로스 장관이 전날 뉴욕경제클럽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두 정상이 지난 4월 플로리다주 마라라고에서 만난 이후 개인적으로 아주 좋은 관계를 맺기 시작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들은 전화상으로 자주 대화를 나누며 대체로 화기애애한 대화를 한다"면서 "따라서 인간적인 차원에서 전임 행정부에 비해 중국 지도부와 훨씬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로스 장관은 특히 대북제재와 관련한 중국의 협조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중국이 과거에 비해 대북제재 이행에 훨씬 협조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금융 분야, 대북 원유공급, 석탄 수입 제한 등에서 목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시진핑 주석이 마오쩌둥(毛澤東)과 같은 반열의 지도자에 오른 것이 훨씬 다루기에 수월한 것인지, 아니면 다루기 어려운 것인지 모르겠다"면서 "11월 방중 이후엔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달 초 아시아 순방은 미국이 아시아에서 손을 떼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라고 미국을 방문 중인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가 25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R) 초청 행사에서 밝혔다.
리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도 미국의 아시아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중"이라며 "미국은 아시아에서 철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으며 아시아에서 더 많은 것을 하고 싶어하고 이를 위해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리 총리의 이날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3∼14일로 예정된 아시아 순방의 마지막 행선지인 필리핀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정상회의(EAS)에 참석하지 않고 하루 앞당겨 귀국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한 것이다.
리 총리는 또 "미국과 중국은 안정적이며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관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며 이것이 중국에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며 "긴장된 관계가 된다면 서로 어려운 지점에 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불참한다면 미국의 아시아 개입 정책에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것은 물론 그 공백을 중국이 메우며 영향력을 더 키울 수 있는 기회만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필리핀 드라살르대학의 리처드 헤이다리안 교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아시아 지역에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것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 불참한다면 나쁜 신호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헤이다리안 교수는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와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아시아 개입 전략을 축소할 것이 아니라 두 배 이상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린제이 포드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정책보안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동아시아 정상회의 불참과 시 주석의 1인 천하 체제는 중국의 부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포드 소장은 또 "물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대신 참석하겠지만 이는 동남아 국가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 지역 안보 문제에는 거의 관심이 없다는 메시지를 던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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