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김강률, 두산 KS 1차전 승리의 '주연급 조연'
8회 무사 1, 2루에서 등판해 2이닝 무실점으로 막아
김태형 두산 감독 "김강률이 너무 잘 던져줘 이긴 것 같다"
(광주=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두산 베어스의 무난한 승리로 끝날 것 같던 경기가 8회 말 심상치 않게 돌아갔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2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두산은 5-3으로 앞선 채 8회 말 수비에 들어갔다.
선발 더스틴 니퍼트에 이어 7회에 구원 등판한 함덕주는 8회에도 변함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선두타자를 상대할 때부터 불운이 따랐다.
최형우는 함덕주의 2구째에 2루수 방면 땅볼성 공을 쳤다. 무난하게 2루수 오재원한테 잡힐 만한 공이었지만, 타구는 불규칙 바운드로 높이 솟아올라 외야로 빠져나갔다.
함덕주는 후속타자 나지완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줘 무사 1, 2루의 위기에 처했다.
김태형 감독은 김강률을 투입했다.
김강률은 정규시즌에서 7승 2패 7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하며 '필승조'로서 두산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김강률은 무사 1, 2루에서 안치홍을 3루수-1루수로 연결되는 병살타로 처리해 단숨에 아웃카운트 2개를 올렸다.
이어 2사 2루에서 이범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김강률은 9회 말에도 등판해 삼자범퇴로 이닝을 막고 이날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2이닝 동안 23개의 공을 던져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고 세이브를 챙겼다.
두산은 포스트시즌 통산 35세이브를 기록, 삼성 라이온즈와 타이기록을 세웠다.
경기를 마친 김태형 감독은 김강률을 구원 등판시킨 것과 관련해 "동점 상황이라면 다른 선수를 올릴 수도 있었지만 이기고 있으니 김강률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사실 김강률이 (큰 경기) 경험이 없어서 고민도 했다"며 "함덕주가 조금 더 이끌고 갔으면 했지만 결단을 내렸고, 김강률이 너무 잘 던져줘서 이긴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두산은 지난해까지 한국시리즈를 2년 연속 제패했지만, 김강률이 한국시리즈에서 공을 던져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앞서 NC 다이노스와 플레이오프 2경기에 나와 2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김강률은 올해 가을야구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승리의 '주연급 조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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