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에서 하룻밤…"따뜻한 아랫목 내준 조상 삶의 멋을 느낀다"

입력 2017-10-26 06:44
고택에서 하룻밤…"따뜻한 아랫목 내준 조상 삶의 멋을 느낀다"

여가 문화로 자리 잡아…체험객 해마다 증가



(안동=연합뉴스) 이강일 기자 = "손님이 오시면 따뜻한 아랫목을 내어준 조상 삶의 멋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고택이 많은 경북 안동에 한옥 아랫목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관광객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방학 때나 휴가철에 많이 찾아 한옥 체험이 여가 문화의 한 유형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26일 안동시에 따르면 안동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고택은 106곳(수리 때문에 휴업 중인 곳 포함)이다.

이 가운데 서애 류성룡이 학문연구와 후진 양성을 위해 지은 하회마을 옥연정사(玉淵精舍), 연시조 어부사를 지은 농암 이현보 종택인 농암종택(聾巖宗宅),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 생가인 임청각(臨淸閣) 등 유서 깊은 곳도 많다.

올해 들어 지난 9월 말까지 고택 106곳에서 5만935명이 체험을 했다. 지난해 고택 체험을 한 관광객은 7만4천300여명이다.



시가 올해 들어 체험객 수를 집계한 결과 휴가철인 8월이 8천569명(외국인 660명 포함)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의 달로 가족 단위 관광객이 몰리는 5월에 7천503명(외국인 607명), 여름방학을 시작하는 7월에도 7천63명(외국인 638명)에 이르렀다.

9월에 6천66명(외국인 373명), 4월에는 5천943명(외국인 517명) 등이다.



한옥이 추위에 취약할 수 있다는 선입견 때문인지 겨울인 1∼3월에는 1만208명으로 다소 저조했다.

고택을 찾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단순한 '숙박'을 떠나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도(茶道)나 전통차 시음, 전통음식 시식은 물론 전통 예절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상당수이고, 고택음악회가 열리는 곳도 있다.

광산김씨 예안파가 20여대 걸쳐 산 와룡면 오천리 군자마을에서도 달마다 예술공연이 펼쳐진다. 한지공예 등을 할 수 있는 고택도 있다.

지난 9월 안동 서후면에 있는 한 고택에서는 걸그룹 출신 보컬로 구성한 재즈팀이 자작곡과 가요, CF삽입곡 등으로 음악회를 열어 체험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시는 음악회, 문화체험 등 고택 활성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다.

안동시 관계자는 "10월에 연휴가 길었고, 가을 단풍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점 등을 참작하면 올해 말까지 고택 체험을 하는 관광객은 지난해보다 1만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ee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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