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남·북도로 나누자' 논의 본격화…양주서 토론회
(양주=연합뉴스) 우영식 기자 =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를 둘로 나눠 경기북부 10개 시·군을 '경기북도'로 신설하자는 '분도'(分道)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25일 오후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 컨벤션홀에서 경기도의회 경제과학기술위원회 주최로 '경기북도 신설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경기북부 발전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박희봉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교수의 주제발표에 이어 소성규 대진대 공공인재법학부 교수, 김환철 경민대학 국제비서행정학과 교수 등의 토론이 진행됐다.
박희봉 교수는 주제발표에서 분도 주장이 경기 남부와 북부의 지역 격차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중앙정부의 지역 발전 전략과 산업화 이후 지역균형발전 전략에 경기북부를 제외한 대신 수도권 규제와 군사 규제에는 경기북부를 포함해 도내 자원 배분이 남부 중심으로 이뤄졌다"며 남부와 북부의 지역 격차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론자로 나선 소성규 교수는 "분도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경기북도'가 신설되면 상대적으로 부유한 남부에서 거둬들인 세금을 남부에서만 사용하게 돼 불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중앙정부의 보통교부세, 국가균형발전법상의 특별지원금, 경기북도 신설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고려할 때 상당 부분 부족한 세수를 커버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소 교수는 이어 경기북도 신설의 장점으로 도민과 근접한 사무수행과 효율적인 자치사무 수행, 경기북부 지역의 국토 균형발전에 기여, 통일과 남북교류 협력시대 특성화 발전전략 수립 등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꼽았다.
김환철 교수는 또 "그동안 경기 남부와 북부의 지역발전 격차가 매년 심해짐에 따라 경기북도 설치에 대한 이슈가 반복해서 제기돼 지난달 '경기북도 설치 등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상정되면서 경기북도 설치가 현실화되었다"며 "이제는 경기북도 설치를 해야 한다거나 말아야 한다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합리적인 경기북도 발전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행정구역 개편과 관련한 이론 검토, 경기북도 설치의 당위성, 찬반 논쟁 분석, 경기 남부와 북부의 불균형 실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그동안 분도를 주장한 도의원과 지역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분도론은 제13대 대선을 앞둔 1987년 당시 여당인 민정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처음으로 불거졌다.
이후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 각종 선거 때마다 단골메뉴가 됐으나 매번 정치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선거가 끝나면 분도론은 수면 아래로 사라졌다.
그러나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올해는 경기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그 어느 때보다 분도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5일 경기도의회 안전행정위가 '경기북도 설치 건의안'을 채택한 것을 비롯해 동두천시의회, 의정부시의회, 남양주시의회, 포천시의회 등이 잇따라 경기북도 설치를 촉구한 바 있어 분도가 현실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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