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갈라타사라이 홈 '록키' 그림 응원현수막이 '테러 메시지'?
"총리 지시로 쿠데타 배후 연루 혐의 수사 착수" 보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 명문 축구클럽 갈라타사라이 홈에 걸린 응원 현수막이 당국의 수사를 받게 됐다.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가 이달 22일 갈라타사라이 홈구장에 내걸린 응원 현수막과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 세력의 관련성을 조사토록 지시했다고 일간 휘리예트 등 터키언론이 총리실 소식통을 인용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귈렌은 터키정부가 작년 쿠데타 시도의 배후로 지목한 인사다.
권투 링크에 영화 '록키'의 주인공이 서 있는 모습을 담고 있는 문제의 대형 현수막에는 "일어서라. 상대가 커 보이는 건 네가 무릎을 꿇고 있어서다"라는 문구가 터키어로 쓰였다.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흐체는 터키 프로축구리그의 양대 클럽으로, 두 라이벌의 더비 경기는 큰 화제가 된다.
22일 밤 갈라타사라이와 페네르바흐체의 라이벌 경기를 앞두고 홈 팬들이이 현수막을 설치했다.
경기 후 일부 보수·친(親)정부 진영은 이달초 귈렌이 설교 때 "일어서라, 사카리아여"라는 시를 읊은 것을 거론하며 '갈라타사라이의 현수막에 테러조직의 은밀한 메시지가 숨어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갈라타사라이는 과거에도 주요 인사의 귈렌 연루 의혹에 홍역을 치렀다.
귈렌 추종 혐의를 받아 구단 회원자격을 박탈당한 '터키 축구 전설' 하칸 쉬퀴르와 아리프 에르뎀도 갈라타사라이 출신이다.
쉬퀴르는 특히 2002년 월드컵 3·4위전에서 한국대표팀 홍명보로부터 볼을 빼앗아 경기 시작 11초만에 뽑아낸 첫골은 역대 최단시간 골로 월드컵 역사에 남았다.
클럽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심각한 의혹 제기에 갈라타사라이는 즉시 반박했다.
클럽은 성명을 내어 "응원 현수막과 관련한 주장은 클럽의 신뢰를 떨어뜨리려는 한심한 시도"라고 일축하고, "갈라타사이라와 테러조직의 우두머리를 연계하려는 개인, 기관, 소셜미디어 계정에 모든 법 수단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