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베 총리 개헌 추진 가능성에 '우려의 시선'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중국 지도부는 이번 총선에서 압승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개헌 추진 가능성을 우려 섞인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외교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일 양국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지만 중국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아베 총리는 지난달 중국 국경절을 맞아 이례적으로 주일 중국대사관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우호적인 제스처를 지속해왔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22일 중의원 총선에서 자민당과 공명당 등 연립여당 의석수가 전체 465석 중 313석 이상을 차지하자 평화헌법 개정 추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황다후이(黃大慧) 중국 인민대 동아시아연구센터 주임은 일본의 국익은 중국의 국익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지적하면서 양국 관계를 가로막는 난관은 오랫동안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황 주임은 "일본 입장에서 관계 개선은 고위급 소통을 복원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일본은 절대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尖閣>열도)를 양보하지도 않을 것이며 신사참배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문제 전문가인 저우융성(周永生) 중국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아베 총리가 지난해부터 중국에 대해 우호적인 방향을 택하고 있으며 그런 경향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SCMP는 아베 총리가 확보한 3년이 일본의 자위대에 보통 군대와 같은 권한을 주기 위해 일본 평화헌법을 개정하는 장기 목적을 달성하는 데 충분할지가 향후 중일관계를 결정하는 큰 문제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평화헌법 9조에 따라 일본은 자국이 연루된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전쟁을 선택하는 것이 불법행위로 금지되고, 전쟁을 할 잠재력이 있는 군대를 둘 수도 없다.
아베 총리는 전쟁의 영구적인 포기와 육해공군 보유를 금지한 일본 헌법 9조 1, 2항을 유지한 채 위헌 논란을 빚고 있는 자위대 설치 근거를 명확히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우 교수는 "일본의 개헌이 단기적으로 중국에 직접적인 위협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중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아베 총리의 개헌 움직임"이라고 강조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일본 총선 다음 날인 지난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일본이 지역 안정 증진과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yskw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