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인물] '공영방송 정상화' 끈질긴 질의…과방위 김성수

입력 2017-10-24 17:00
[국감인물] '공영방송 정상화' 끈질긴 질의…과방위 김성수

MBC 사측 부당노동행위 규명 집중…동료 얘기하다 눈물 쏟기도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저와 함께 30년 가까이 MBC에 있던 동료는 정치부장에 워싱턴 특파원, 유럽지사장까지 지냈지만, MBC를 떠날 때 마지막 자리가 경기도 수원지국 영업사원이었다. 이런 짓을 해온 게 지난 9년 동안의 MBC다."

지난 13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국정감사장에서 방송통신위원회를 상대로 질의를 이어가던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이 갑자기 말을 멈췄다.

순간 어색한 침묵이 흘렀고, 그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눈에선 이내 눈물이 떨어졌다. MBC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지적하는 과정에서 감정이 격해진 것이었다.

평소 흔들림 없는 냉철한 모습이 '트레이드 마크'인 김 의원은 이 '사건'에 대해 "나이 먹으니 감정조절도 안 된다"라며 멋쩍어했지만, 이날 질의는 과방위 국감 화제의 한 장면으로 남았다.

MBC 기자 출신인 김 의원은 20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과방위에 들어가 공영방송 정상화 문제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이번 국감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김 의원은 13일 국감에서 김장겸 MBC 사장과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의 부당행위를 낱낱이 지적했다. "이런 일이야말로 조폭도 하지 못할 일이다. 인권침해이고 인격살인이다"라며 매서운 질타를 쏟아냈다.

17일 국감에선 이명박 정부 당시의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김환균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에게 문건 내용을 질의하고 답변을 끌어내면서 전임 정부의 무차별적인 사찰 실태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공영방송 문제에 천착하고 있지만,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관심도 놓치지 않고 있다.

특히 질의내용을 구성할 땐 방송기자 출신답게 특유의 '감'이 발휘된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지난 20일 국감에서는 기초과학연구원 소속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하면서 연구원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단순 통계뿐 아니라 연구지원 방식 등에 대한 불만으로 계약 기간 만료 전에 떠나버린 외국 과학자의 서면 인터뷰를 함께 소개해 내부의 문제점이 더욱 생생하게 드러났다.

김 의원은 이번 국감 기간 청각·언어 장애인에게 소통 중계서비스를 제공하는 손말이음센터에서 통신중계사들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 성폭력이 심각하다는 점을 지적,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대처 매뉴얼 개발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답변을 받아내기도 했다.

김 의원은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언론인들이 현장에 있지 못하고, 일할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것은 엄청난 폭력"이라면서 "공영방송 정상화 문제는 꼭 풀어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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