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성 신임 동포재단 이사장 "소외 동포 끌어안겠다"

입력 2017-10-24 12:51
한우성 신임 동포재단 이사장 "소외 동포 끌어안겠다"

"동포사회, 모국과 동반 성장하도록 윈-윈 체제 구축"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한우성(61) 신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24일 취임식 직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거주국에서 모범적인 구성원으로 자리 잡은 동포사회의 역량은 대한민국 발전의 한 축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며 "동포사회가 일방적 수혜자가 아니라 모국과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동포재단을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재외동포 출신으로는 첫 재단의 수장이 된 그는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데 동포사회도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바람직한 동포의 역할을 정립할 것이며, 아울러 사각지대에 놓여 소외됐던 동포들도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다음은 한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 재외동포 출신 첫 이사장이어서 동포사회의 기대가 크다.

▲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할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다. 재외동포인 나를 이사장으로 선임한 것은 동포사회를 더 잘 아는 사람으로서 정책을 펼쳐나가라는 주문이라 생각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그동안 동포 입장에서 바라본 모국 또는 동포재단과 실제로 그 기관의 책임자로서 업무를 보는 것에 견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 부분을 잘 조율해서 재외동포에 대한 서비스가 한층 나아질 수 있도록 힘쓰겠다.

-- 재단 운영 계획이나 방침이 있다면.

▲ 기본 사업 방침은 한인 차세대의 정체성 강화, 재외동포의 거주국에서 지위향상, 한민족 네트워크 강화 등 세 가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겠다. 재단 정책에서 소외되는 동포가 없도록 신경 쓰겠다. 국가를 위해 국민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국가가 존재하듯이 재외동포를 위해 존재하는 재단이라는 원칙에 충실하겠다. 재외동포의 활용을 논하기에 앞서 이들을 위한 사업을 우선 펼쳐 모국과 유대감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

동포사회의 변화와 현장의 요구를 수시로 파악해 재단 사업에 반영하겠다.

-- 재단의 제주도 이전으로, 동포사회에서는 소통 부재를 이야기한다.

▲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은 법으로 정해서 시행하는 것이라 이전하지만, 동포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지금 입주해있는 외교센터에 서울사무소를 남겨둬 관련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해 놓았다.

이와 더불어 차세대의 정체성 교육과 동포단체들의 국내 거점의 기능을 수행할 '재외동포 센터' 건립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센터 건립은 2000년부터 지속해서 정부에 건의해 온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우선 내년 센터 건립을 위한 설계 예산 확보에 힘을 쏟겠다. 동포사회에서도 센터 건립에 힘을 보태려고 5천500만 원의 기금을 모은 것으로 알고 있다.

-- 소외됐던 재외동포들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 해방 후 일본 정부가 행정 편의상 분류했던 '조선적'(朝鮮籍)을 지금까지 유지하는 3만여 명의 재일동포, 20만 명에 이르는 해외 한인 입양인과 가족, 해외에서 국제결혼 한 다문화 가정, 국내체류 조선족과 고려인 등은 동포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다. 동포사회의 일원으로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최근 국내 다문화가정에서 베트남 등 아시아 등에서 온 부인이 이혼 후 자녀와 함께 출신국으로 귀국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자녀의 경우 국적이 한국이다 보니 거주국에서 복지의 대상이 안 돼 안타까운 처지에 놓이고 있다. 혈통상 분명히 재외동포이므로 이들이 올바르게 이중 정체성을 가진 인재로 성장하도록 신경을 쓰는 것도 재단의 역할이라고 본다.

우선 소외된 재외동포의 실태부터 정확히 파악하는 작업을 추진하겠다.

-- 740만 재외동포를 관장하는 재단은 외교부 3개 기관 가운데 예산도 조직도 가장 작다.

▲ 재단이 차세대의 정체성 육성을 위해 해마다 시행하는 '차세대 모국연수' 사업으로 연간 1천여 명을 초청한다. 최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시행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재외동포 청소년의 정체성 함양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모국 초청 연수'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는 매년 해외의 유대인 차세대를 5만 명 초청한다. 재단도 향후 5년간 점차 늘려서 1만여 명을 초청할 계획이다.

앞에서 말한 재외동포센터 건립, 소외 동포 지원, 차세대 육성 확대 등을 추진하려면 예산이 늘어나야 한다. 외교부, 기획재정부, 국회와 국민을 상대로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려 나가겠다. 이 사업들은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의 외연이 넓어지는 긍정적인 일이다. 미룰 이유가 없다고 본다.

-- 복수국적 대상 연령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 복수국적의 대상을 확대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다. 우리 정부는 현재 65세까지 부여하고 있다. 병역의무 등과 상관없는 연령이므로 55세까지 낮추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대상 확대는 우수 인재 확보에 도움이 된다. 외국에 장기간 살아도 한국 국적을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이 거주국과 모국에서 당당한 신분으로 살아가는 데도 도움이 된다. 병역이나 조세문제 등에 대해서는 세밀하게 대비책을 마련하면 될 일이다.

-- 세계한상대회가 25일 개막한다.

▲ 취임하자마자 치르는 첫 행사다. 세계한상대회는 모국과 동포사회가 윈-윈 하기 위한 장으로, 15년간 매년 지방 곳곳에서 개최해왔다. 국내외 기업인이 상생의 비즈니스를 펼치는 한마당이 되도록 재단의 역량이 집중됐다. 한상을 통한 국내 청년의 해외진출 확대와 참가하는 국내외 기업인들의 비즈니스 창출이 실질적으로 이어지는 행사가 되도록 열심히 뛰어다닐 계획이다.

-- '전쟁영웅 김영옥 대령'을 발굴한 주역이다. 다른 유공동포에 대한 관심도 기대하는 분위기인데.

▲ 재외동포를 잘 알리기 위해서는 거주국과 모국에 공헌해온 유공동포의 이야기를 더 많이 발굴해야 한다. 동포재단이 기존에 해왔던 일로 더 확대하겠다. 한민족 차세대에도 긍지를 심어주는 일이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소개될 수 있는 자랑스러운 인물을 더 많이 소개하겠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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