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와 더 멀어진 국민의당…특별감찰관·방심위원 추천 대립

입력 2017-10-24 11:41
수정 2017-10-24 11:45
與와 더 멀어진 국민의당…특별감찰관·방심위원 추천 대립

국민의당 "여당 몫 포기하라" 요구…민주 "억지이자 궤변" 일축

野 정계개편 논의 속 민주-국민의당 관계설정에 변수 가능성 촉각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특별감찰관과 방송통신심의위원의 추천 문제를 두고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국민의당은 여당인 민주당이 특별감찰관 추천에 아예 관여해선 안 되고, 여당 몫의 방통심의위원 추천권도 일부 내놓아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이미 이뤄진 여야 합의나 국회 관례 등에 비춰 국민의당의 요구는 지나치다고 맞서고 있다.

개별 인사 사안을 놓고 전개되는 민주당과 국민의당 간의 신경전이 야권의 정계개편 소용돌이와 맞물려 양당의 협치, 연대, 통합 등의 전략적 논의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특별감찰관과 방통심의위원 추천 문제는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정세균 국회의장 주재 4당 원내대표 회동에서 돌발 언급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 친인척 등을 견제하는 특별감찰관을 여당이 추천하면 오히려 비리를 만들 소지가 있다"며 "정부·여당이 방통심의위원 (9석 중) 6석을 갖겠다는 것은 평등하지도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당일 반박 논평을 내 김 원내대표의 주장을 일축했다.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특별감찰관 공백을 야당이 추천해 메워야 한다는 발상은 원내대표 간의 합의를 깨는 억지이자 궤변"이라며 "우리 당이 방통심의위원 6석을 고집한다는 주장도 사실관계를 왜곡,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양당 간의 이번 갈등은 쉽사리 봉합되기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 지배적 관측이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두 당의 문제를 넘어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을 아우르는 4당 교섭단체 간에 양보와 타협이 필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선 특별감찰관은 국회가 15년 이상 경력의 변호사 3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1명을 지명하고,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도록 법률에 규정돼 있다.

2015년에는 여야가 각 1명씩, 그리고 대한변협에서 1명을 추천해 대통령이 이 중 여당 추천 인사를 지명하는 방식으로 인사가 이뤄졌지만, 다당제 체제에서 변화가 요구됐다.

이에 따라 여야 4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최근 여야 합의로 3명을 공동 추천하는 방식에 합의해 각 당 원내대표에게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방통심의위원의 경우 대통령이 3명, 국회의장이 3명,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가 3명을 각각 추천해 위촉하도록 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회의장 몫은 의장이 1명, 민주당이 1명, 바른정당이 1명을 나눠 갖고, 과방위 몫은 민주당이 1명, 한국당과 국민의당이 2명을 나눠 갖는 구조인데 한국당이 과방위 야당 추천 몫 두 자리를 모두 가지려고 해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당이 민주당에 '대승적 결단과 양보'를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기존 여야 합의와 국회 관례를 들어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힌 만큼 양측의 입장은 당분간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특별감찰관 추천에 대한 4당 원내수석부대표들의 합리적인 논의 결과를 국민의당이 존중해야 한다"며 "방통심의위원 문제도 한국당이 욕심을 부리는 것인데 우리 당을 문제 삼으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문제가 최근 야권의 정계개편 논의 속에서 두 정당 간의 관계설정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협치를 이루는 지렛대가 될 수도, 반대로 협치를 막는 걸림돌이 될 수도 있어서다.

민주당 한 의원은 "기본적으로 특별감찰관이든 방통심의위원이든 이번 사안은 국민의당이 자신들의 존재 이유와 생존 여부를 고민하면서 던진 이슈로 보고 있다"며 "단순히 우리 당이 이렇게 해준다 안 해준다 해서 해결될 사안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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