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K리그 퇴출당한 '오심' 국제심판 가처분신청 기각
박인선씨, "계약해지 부당" 징계효력 정지 주장…법원 "고용계약 관계 아냐"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법원이 프로축구 경기에서 오심으로 파문을 일으켜 퇴출당한 축구 국제심판 박인선(37)씨가 징계 효력을 정지해달라며 낸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정만 부장판사)는 박씨가 사단법인 한국프로축구연맹을 상대로 "잔여경기 심판배정 정지 징계 결정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며 낸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고 24일 밝혔다.
박씨는 지난 3월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3라운드 광주-서울전에 부심으로 나섰다.
서울이 0-1로 뒤진 후반 16분 서울 선수가 크로스한 공이 페널티 지역 안에 있던 광주 수비수 등에 맞았으나, 주심은 손에 맞은 것으로 판정해 '핸드볼 반칙'을 선언했다.
이후 프로축구연맹 심판위원회는 박씨가 오심 책임을 회피하려 거짓말했다며 퇴출(잔여경기 심판 배정정지) 결정을 내렸다.
경기에서 박씨가 헤드셋 무선교신을 통해 주심에게 핸드볼 반칙이라고 말했는데도 심판 평가 회의에서 오심으로 드러나자 자신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거짓말했다는 이유였다.
이에 박씨는 "축구연맹이 고용계약 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시켰다"며 "무선교신에 응답한 사실이 없는데도 이를 거짓말로 단정해 잔여경기 배정을 정지한 것은 정당한 사유 없는 계약해지"라며 소송을 냈다.
연맹은 "2015년에 심판이 특정 경기에 배정된 경우에만 수당을 지급하는 '전담심판제'를 도입했다"며 "배정정지 결정은 박씨에게 심판배정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표시에 불과하고 박씨와는 계약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법원은 양측 사이에 고용계약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연맹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심판 업무를 수행하고 보수를 받는 권리·의무는 경기를 배정받아 실제 심판 업무를 수행한 경우에 발생하는 것"이라며 "이는 사용자가 지정하는 일시·장소에 노무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는 고용계약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씨는 축구연맹 이외의 축구 단체에서도 자유롭게 심판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며 "고용계약 성립을 전제로 그 해지의 위법성을 다투는 박씨 주장은 소명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박씨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고법에 항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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