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군인 미망인 "남편이름도 기억못해"에 트럼프 "바로 불렀다"
윌슨 폭로에 "100% 정확하다. 왜 우리가 지어내겠느냐"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순직군인 유족 통화'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당사자인 라 데이비드 존슨 병장의 미망인 마이시아 존슨이 23일(현지시간) 입을 열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남편 이름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면서 전화를 받고 상처를 받았다고 울분을 토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망설임 없이 이름을 처음부터 불렀다"고 반박해 진실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존슨은 이날 ABC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 "나는 그(트럼프 대통령)가 내 남편의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더듬거리는 걸 들었다"며 "조국을 위해 싸우다 목숨까지 바친 사람의 이름도 기억할 수 없었다는 것이 나에게 큰 상처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나를 화나게 했고 울게 만들었다"며 "대통령의 애도 전화에 매우 화가 나고 속상했다"고 덧붙였다.
존슨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남편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입대했다'고 말했다는 프레데리카 윌슨(플로리다) 민주당 하원의원의 '폭로'에 대해서도 "100% 정확하다. 왜 우리가 그런 이야기를 지어내겠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윌슨 의원의 폭로에 대해 "완전히 날조된 이야기"라고 한 바 있다.
존슨은 또 "나는 남편의 몸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안다. 그게(사체) 내 남편이 맞는지 알기 위해 보려 했지만 그들은 손가락 하나, 손 하나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다"며 "어떻게 죽었는지도 정확히 설명을 듣지 못했다. 왜 48시간이나 뒤에 죽은 남편을 발견했는지도 알고 싶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성조기로 감싼 관이 돌아왔을 때 나는 그 안에 뭐가 들어있는지 알 수 없었다"며 "여전히 그 관은 나에게 '미스터리한 상자'로 남아있다. 비어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존슨은 "내 남편이 얼마나 훌륭한 군인이었는지 그리고 그가 우리 가족에게 얼마나 다정하고 자상한 아빠, 남편이었는지 전 세계가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ABC방송은 "존슨은 인터뷰에서 원망과 슬픔이 뒤섞인 복잡한 심경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인터뷰가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마음을 다해 미망인과 대화를 나눴다"며 "나는 처음부터 존슨 장병의 이름을 불렀다. 머뭇거리지 않고!"라며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hanks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