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집권2기] ④中, 36년만에 '성장'보다 '행복추구권' 강조

입력 2017-10-25 15:00
[시진핑집권2기] ④中, 36년만에 '성장'보다 '행복추구권' 강조

中경제 '성장'에서 '발전'으로…공평·지속·공동성의 원칙견지

"韓, 中경제 수요 변화에 맞춰 새로운 분야 공급능력을 갖춰야"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집권2기의 중국 경제는 '성장' 일변도 보다는 '인민의 행복추구권'을 더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전에는 성장 일변도였다면 이제는 행복추구권에 더 방점을 찍겠다는 것이다.

이미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신(新)시대'의 '신(新)모순'을 인민의 행복추구에 대한 수요와 이에 대한 불균형·불충분 발전 간 모순으로 파악하면서 해결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25일 관영 신화통신은 시진핑 국가 주석이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보고에서 '현대화 경제체제' 건설을 천명했고, 이는 중국 경제의 근간을 바꾸는 주요 신호라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24일 폐막한 당 대회 결의를 통해 오랜 노력으로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다고 규정하면서, "우리 사회의 주요 모순이 이미 행복한 생활을 바라는 인민의 수요와 이에 미치지 못하는 불균형, 불충분한 발전간의 모순으로 바뀌었다"고 못박았다.

중국 경제의 모순이 개혁개방 40년만에 처음으로 모습을 달리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1981년 11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1기 6중전회)에서 발표한 '건국 이래 당의 약간의 역사문제에 대한 결의에 관해'라는 통지에서 주요 모순을 나날이 증가하는 인민의 물질 문화에 대한 수요와 사회생산 간 모순으로 파악하고, 그동안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해왔다.

그러나 36년이 지나 19차 당대회가 파악한 '신모순'은 이전의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인민의 행복한 생활은 단순한 물질의 충족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민주·공평·정의·안전·환경 등과 관련해 점증하는 수요를 포함하고 있으며 공평·지속성·공동성이 기본원칙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규정한 것이다.

19차 당대회가 이렇게 파악한 '신모순'은 시장경제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사회주의 정치체제라는 중국특색사회주의가 일정 단계까지 발전했다는 자신감의 표출이기도 하고, 차후 중국경제의 노선과 목표를 제시해준다고 할 수 있다.

중국 경제가 고속 성장에서 고질량(高質量·하이 퀄리티)의 발전단계로 진입했으며 발전방식의 변화, 경제구조의 최적화, 성장 동력을 갈아끼우는 핵심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이 19차 당대회의 인식이었다.



중국 칭화(淸華)대학의 바이중언(白重恩) 교수는 "'성장'은 경제총량을 의미하지만 '발전'은 보다 많은 함의를 갖고 있다"면서 "그 요체는 행복한 생활에 대한 인민의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보다 형평에 맞고 더욱 풍부하다는 의미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원 발전연구센터의 장리췬(張立群) 연구원은 향후 중국의 경제정책이 "발전에서 출발해 질적으로 승리를 취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봤다.

시 주석은 또 공급체계에 대한 질(質)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산업이 "크지만 강하지는 않다"는 문제의식이 그 출발이다. 가격대비 성능이 좋은 제품을 구하려고 중국인들이 해외로 몰려가는 소비실태를 꼬집고 있다. 인민의 수요가 "있나 없나"에서 "얼마나 좋은 제품을 구할 수 있나"라는 과정으로 이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닝지저(寧吉喆) 부주임은 "철강산업 설비가 넘치지만 매년 1천만t 이상의 특수강을 수입하고 있다"면서 "기술혁신과 인수합병, 제품의 질 제고 등을 통해 중국 철강산업을 크고 강한 산업으로 키워야한다고 강조했다.

먀오웨이(苗우<土+于>) 공업정보화부 부장은 공급구조개혁의 심화를 주문하면서 과잉설비 제거라는 '뺄셈'에서 신흥산업 발전, 전통산업의 전환이라는 '덧셈'에 더해 기술혁신이라는 '곱셈'을 추가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당대회를 통해 향후 5년의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면서 실물 경제를 우선시하겠다는 전략도 노출했다.

국가발전개혁위 장융(張勇) 부주임은 "국제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시장의 수요가 약화되고 실물경제의 이익력이 둔화되면서 자본이 실물경제를 이탈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적지않은 기업들이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대출비용이 비싸 구조개혁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기술, 자본, 노동력이라는 실물경제를 뒷받침하는 요소들의 협조발전을 통해 실물경제를 높은 수준의 발전 궤도로 이끄는 것이 집권 2기 경제의 목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 대회에서 지식재산권 보호 목소리가 강화된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40년의 개혁개방을 거치면서 끊임없이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경제를 보완해왔지만 이제 남아있는 것은 쉽게 해결이 어려운 난제들이며 이중 하나가 지재권 보호라는 지적이다.

다음달 방중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에서 지식재산권 문제가 주요 의제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제 전반에 불어닥친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바람도 주목 대상이다.

시 주석은 2014년 5월 허난(河南)성을 시찰하면서 중국의 발전이 중요한 전략적 시기를 맞고 있으며 중국경제의 발전단계상 중국은 이제 신창타이에 적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신창타이는 성장 위주의 중국 경제에서 새로운 질적 성장 시대로 가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베이징사무소 소장은 "중국 경제의 수요변화에 맞춰 한국 경제가 새로운 분야에서 공급능력을 갖추지 않으면 중국 성장의 과실을 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jb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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