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쿠바관계의 상징' 쿠바영웅 동상 아바나서 제막

입력 2017-10-23 16:43
'미-쿠바관계의 상징' 쿠바영웅 동상 아바나서 제막



(아바나 AP=연합뉴스) 최근 미국과 쿠바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뉴욕에 있는 쿠바 독립영웅 호세 마르티의 동상을 본떠 만든 복제본이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도 세워졌다.

쿠바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롱크스 미술관이 국제적 우호를 다지는 차원에서 기증한 마르티 동상 복제본을 공개했다.

아바나 혁명박물관 밖에 세워진 약 4.9m 높이의 이 청동 동상은 뉴욕 센트럴 파크에 있는 마르티의 동상을 복제한 것이다.

브롱크스 미술관이 250만 달러(약 28억 원)를 모금해 제작했고, 지난 3일 쿠바에 도착했다.

아바나시 역사가인 에우제비우 레알은 이번 동상의 의미에 대해 "평화만이 유일한 길"이라면서 "우리는 마르티처럼 우리가 믿는 것을 위해 죽을 준비가 돼 있을 것이기 때문에 다른 길은 없다"고 말했다.

마르티는 쿠바 독립을 위해 스페인에 맞서 싸우다가 1895년 총에 맞아 숨진 쿠바의 국민 영웅으로, 미국에서 15년간 망명 생활을 한 이력 때문에 미국과 쿠바 관계의 상징으로도 인식되고 있다.

이번 동상 제작은 2014년 12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국교정상화에 전격 합의한 이후 양국 간 긴장 완화가 절정에 달한 시기에 결정됐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양국 관계는 다시 경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미국의 자금이 쿠바 군부로 흘러들어 가는 것을 막기 위해 군부 또는 정보당국과 연계된 기업과 미국인 사이의 금융거래를 금지하고 미국인의 쿠바 개별여행을 제한하는 등의 조처를 했다.

또 아바나 주재 미국 외교관들이 겪은 원인 불명의 신체 이상에 쿠바의 책임이 있다면서 아바나 주재 자국 대사관 인력을 60%가량 줄이고 워싱턴DC 주재 쿠바 외교관 15명에게 추방 조처를 내렸다.

일각에서는 '음파 공격(sonic attack)'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쿠바는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며 미국의 조처는 "근거 없고 수용할 수 없는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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