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헌마공신 김만일' 고향에 말 기념관 건립
승마체험, 숙박 연계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대 기대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조선 시대 임금으로부터 '숭정대부'(崇政大夫)의 벼슬을 받은 '헌마공신'(獻馬功臣) 김만일(金萬鎰·1550∼1632) 고향에 말 테마 기념관이 건립된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제주 서귀포시)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제주도의 말산업 시설 확충 사업을 말산업 육성지원 사업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사업 신청서에 따르면 올해부터 내년 말까지 서귀포시 남원읍 의귀리마을회가 제공한 한남리 1631-2 일대 4만5천415㎡에 전체 건축면적 1천730㎡ 규모의 말 테마 기념관을 건립한다.
기념관에는 김만일 관련 유물과 기록 전시실, 자료보관실, 세미나실, 식당, 지역특산품 판매장, 관리사, 창고, 야외 쉼터와 소공원, 주차장 등이 마련된다. 총 사업비는 20억원(국비 8억원, 도비 12억원)이다.
기념관이 완공되면 의귀마을회와 운영관리 협약을 체결해 이장을 명예직 관장으로 위촉하고, 주민 해설사 1명과 시설관리 인력 2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말 기념관을 중심으로 체험, 숙박시설을 마련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주민 소득 증대 효과를 거둔다는 계획이다.
김만일은 선조 27년, 선조 33년, 광해군 12년, 인조 5년 등에 모두 1천300마리가 넘는 말을 바쳤다. 왜란과 호란을 거치며 국력이 쇠락했을 때 군마용으로 말을 헌상한 그는 선조 때 종2품인 가선대부(嘉善大夫)와 정2품인 자헌대부(資憲大夫)에, 인조 6년에는 지금의 부총리급인 종1품 숭정대부(崇政大夫)에 제수됐다.
또 그의 후손과 마을 사람들은 이후 200여 년 동안 산마감목관(山馬監牧官)을 역임하며 말 사육에 힘을 쏟아 제주마 육성에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조선 시대에는 전국에 10개소의 국마(國馬) 목장이 운영되고 개인이 운영하는 사마(私馬) 목장도 번성했는데 사마 목장 중 가장 많은 말을 사육한 곳이 김만일의 목장이었다.
의귀마을회는 2008년 김만일을 기리고 마을의 역사를 알리고자 '濟州馬의 本鄕-衣貴'(제주마의 본향-의귀)라고 새긴 표석을 마을회관에 세웠다. 도는 다음 해 김만일 묘역을 제주도기념물 제65호로 지정했다.
올해는 헌마공신김만일기념사업회와 한국마사회 제주지역본부가 '호국영웅 헌마공신 김만일 대상'을 제정하고,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서 마을공동목장조합장 등을 역임하며 말산업에 평생을 바친 고경수(87) 씨를 선정해 시상했다.
김경원 도 축산과장은 "애초 대규모 성역화 사업을 추진했으나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아 일단 말 관련 역사적 유물과 기록들을 전시, 보존하고 관람객들에게 설명해주기 위한 기념관만 건립하는 것으로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 제1호 말산업 특구의 이점을 살려 말산업과 관광산업이 융합된 6차 산업화를 통해 주민 소득이 증대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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