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 국경이탈 난민 60만 돌파…미얀마-방글라 송환 회담

입력 2017-10-23 10:25
로힝야 국경이탈 난민 60만 돌파…미얀마-방글라 송환 회담

방글라 "100만명 데려가라"…미얀마 "유엔 난민집계 못믿어"

미얀마내 강경 불교도, 송환 반대 여론 조성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미얀마군과 로힝야족 반군 간 최악의 유혈 충돌을 피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난민이 60만 명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미얀마와 방글라데시가 난민 송환을 위한 장관급 회담에 들어갔지만, 미얀마 내에선 난민 송환을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리는 등 여론이 들끓고 있다.

23일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 업무조정그룹(ISCG)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미얀마군과 로힝야족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 간 유혈 충돌이 시작된 지난 8월 25일 이후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유입된 로힝야 난민이 60만3천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보고서는 "지난 한 주간 1만4천 명의 난민이 추가로 국경을 넘어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들어 로힝야 난민 유입이 다소 잦아들었지만, 아직도 1만명이 넘는 난민이 미얀마 측 국경에서 월경(越境) 대기 중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이크발 아메드 미얀마 국경수비대 대변인도 "대략 1만∼1만5천 명 가량의 난민이 국경지대로 가려 했지만 미얀마군이 이들의 이동을 막았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로 들어온 난민들은 미얀마에서 여전히 폭력이 난무하고 있으며 식량이 부족해 어쩔 수 없이 국경을 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자신을 야스민이라고 소개한 한 난민은 "지난 열흘 내지 보름 동안 식량을 거의 구하지 못했다. 그들은 집을 불태웠다.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로힝야 난민 송환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던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는 이날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장관급 회담을 열어 구체적인 논의에 들어간다고 일간 미얀마 타임스가 보도했다.

저 타이 미얀마 국가자문역실 대변인은 "압둘 하산 마무드 방글라데시 외무장관이 우리 내무장관과 회담할 것"이라며 "양측은 난민 송환 조건과 일정 등이 포함된 협약을 마무리 짓고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세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는 지난 21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전화 통화를 자청해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로힝야족 난민 송환을 위해 미얀마에 압력을 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하시나 총리는 이번 유혈사태 이후에만 60만명, 지난해 10월 1차 유혈사태 이후로는 총 100만 명의 난민이 국경을 넘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얀마가 이들을 모두 데려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미얀마에서는 유엔이 집계한 난민 수와 자체적으로 파악한 난민 수에 차이가 있다며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혀 송환협상 과정에 난항이 예상된다.

저 타이 대변인은 "라카인주 정부에서 작성한 국경 이탈 난민 리스트가 있다. 이를 토대로 유엔 측 난민 명단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미얀마에서는 불교도들이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송환 반대 여론 조성에 나섰다.



전날 라카인주(州) 주도인 시트웨에서 열린 집회에서는 수백 명의 강경 불교단체 회원들이 참석해 시민권이 없는 로힝야족을 데려와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집회를 주도한 아웅 타이는 "누구든 시민권이 있다면 환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환영할 수 없다. 충돌방지 구역을 설정하겠다는 정부의 계획도 철회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도 수만 명이 집회를 열어 그동안 로힝야족 사태로 국제적 비난을 받아온 아웅산 수치에 대한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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