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27일 자치권 몰수시 독립선포 맞불 가능성
전문가 "자치권 박탈해도 중앙정부 직접통치엔 어려움 예상"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스페인 정부가 분리독립을 추진 중인 카탈루냐의 자치권 박탈 절차에 들어가면서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이에 맞서 단독으로 독립 선언을 강행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스페인 상원이 오는 27일 전체회의에서 카탈루냐 자치권 박탈을 위한 헌법 제155조 적용을 허용할 가능성이 크고 카탈루냐 정부도 독립 선언으로 맞불을 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분리독립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스페인 언론 라 라존은 카탈루냐 의회가 오는 27일 중앙정부의 자치권 박탈에 맞서 스페인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단독으로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오리올 훈케라스 부수반과 현 상황에 대해 논의했고 내주 중 스페인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선언하는 데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카탈루냐 의회는 23일 현재 상황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 분리독립을 선언할 구체적인 날짜도 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 21일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긴급 국무회의를 열고 헌법 155조를 발동해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해산하고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선거를 실시해 지방정부를 재구성하기로 했다.
중앙정부의 이러한 결정에 푸지데몬 수반을 비롯한 카탈루냐 자치정부 인사들 스페인 독재자 프란시스코 프랑코 통치 이래 카탈루냐 자치정부에 대한 최악의 공격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 대변인 호르디 투룰은 카탈루냐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결정이 내려지는 한 주가 될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우리 계획에 없다"고 말해 주중에 독립선언에 관한 구체적인 결정이 내려질 것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설령 스페인 중앙정부가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박탈하더라도 카탈루냐에 대한 직접통치는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가디언은 스페인 정부가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박탈하더라도 카탈루냐 자치경찰(모소스 데스콰드라·Mossos d'Esquadra)과 공무원들이 중앙정부의 지시에 불복종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럴 경우 물리적 충돌 상황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스페인 헌법 전문가인 바르셀로나대학 하비에르 아르보스 법학과 교수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그들(카탈루냐)이 중앙정부의 지시를 어기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나"라며 중앙정부가 "그들을 무력으로 몰아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푸지데몬 수반이 자치권 박탈 이후에도 자치정부 업무 수행에 나설 경우 체포할 것이냐는 영국 BBC방송의 질문에 알폰소 다스티스 스페인 외무장관은 "우리는 아무도 체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치정부 수반으로서 명령을 내리려 할 경우 "그들은 카탈루냐 주민을 상대로 전횡을 일삼는 여느 모반 세력과 다를 게 없다"고 말해 물리적 저지에 나설 것임을 내비쳤다.
자치권 박탈에 반발하는 주민 수만여명이 자치정부 주요 기관을 보호하고자 거리로 나설 가능성도 크다.
카탈루냐 독립을 지지하는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만약 경찰이 카탈루냐 정부기관에 진입하려 한다면 평화적인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다스티스 장관은 "카탈루냐 주민 모두가 (현 자치정부의) 어떤 지시도 따르지 않기를 바란다. 그들은 그렇게 할 법적 권한을 갖지 못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mong0716@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