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체전 육상] 김국영 "이 정도 바람이면 9초대 찍었어야 하는데…"
남자일반부 100m서 10초 03…기준 풍속 넘어 비공인 한국기록으로 남아
(충주=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한국의 인간 탄환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은 9초대를 찍지 못한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김국영은 22일 충북 충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98회 전국체육대회 육상 남자일반부 100m 결승에서 10초 03으로 우승했다.
지난 6월 강원도 정선에서 작성한 한국기록(10초 07)을 깨는 신기록이었다.
하지만 뒷바람이 문제였다. 기준 풍속(초속 2m)을 넘는 초속 3.4m의 바람이 측정된 바람에 김국영의 10초 03은 공인 기록이 아닌 '참고 기록'으로 남았다.
김국영은 이날 오전에 열린 예선에서도 10초 09를 찍어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으나 이 역시 초속 3.4m의 뒷바람을 타고 작성한 기록이었다.
전국체전 100m를 3연패 한 김국영은 "이 정도 뒷바람이었다면 9초대를 찍었어야 했는데…."라며 씁쓸한 웃음을 보였다.
비록 참고 기록으로 남더라도 9초대를 찍었다는 자신감은 앞으로의 레이스에 더 큰 자양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국영은 올해 100m 한국기록을 단축한 것은 물론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역대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100m 준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도 이뤘다.
그러나 중국과 일본에서 잇달아 9초대에 진입한 스프린터가 등장하면서 더 큰 자극을 받았다.
김국영은 레이스를 마친 뒤 "뒷바람이 너무 불었다"면서 "뛰다가 중간에 잠시 흔들리는 실수를 범해 집중력을 잃었다"고 했다.
이번 전국체전에서 9초대 진입을 목표로 내걸고 내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대비한 새로운 주법을 테스트한 김국영은 나쁘지 않았다며 훈련 결과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국영은 세계선수권대회 당시 경쟁선수들의 10m 구간별 기록을 분석한 결과 후반 50m 가속력이 탁월한 선수가 좋은 기록을 냈다면서 스타트를 여유 있게 하되 후반 가속을 높이는 주법을 연구했고, 이날 레이스에서 적용했다.
김국영은 소속팀의 박태경 플레잉코치, 심재용 감독과 더불어 후반 가속력을 키우고자 "스프린트 훈련과 함께 지구력 연습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00m 레이스 출전을 사실상 마감한 김국영은 "기량과 정신력이 나아졌지만, 일본과 중국 선수들이 9초대에 진입하면서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이들과 기량을 겨룰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에서 육상은 비인기 종목이자 소외 종목이나 내가 100m 한국신기록을 작성하고 세계선수권 준결승에 오르면서 어느 정도 분위기가 올라간 만큼 좋은 분위기를 살려 9초대에 진입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팬들에게 변함 없는 관심을 당부했다.
김국영은 미국 또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동계 훈련을 치르기로 하고 대한육상경기연맹 등과 이를 논의 중이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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