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1호기 이어 월성1호기도 文정부 임기내 폐쇄 '유력'

입력 2017-10-22 18:35
고리1호기 이어 월성1호기도 文정부 임기내 폐쇄 '유력'

계속운전 만료일 2022년 11월보다 6개월 이상 앞당겨 폐쇄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국내 두 번째 원자력발전소인 월성 1호기가 고리 1호기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폐쇄될 전망이다.

1982년 11월 21일 가동에 들어간 월성 1호기는 1983년 4월 22일 준공과 함께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2012년 11월 20일 운영허가가 끝났으나 10년 연장운전 승인을 받아 2015년 6월 23일 발전을 재개했다.

정부는 그간 월성 1호기와 관련해 계속운전 승인 만료일인 2022년 11월 20일까지 기다리지 않고 조기에 폐쇄할 가능성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결과 관련 입장 발표에서도 "에너지 수급의 안정성이 확인되는 대로 설계수명을 연장해 가동 중인 월성 1호기의 가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도 "현재 수명을 연장해 가동 중인 월성 1호기는 전력 수급 상황을 고려해 가급적 빨리 폐쇄하겠다"며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 가동을 연장하는 것은 선박 운항 선령을 연장한 세월호와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원자력업계에서는 문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는 2022년 5월 이전에 월성 1호기를 폐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신고리 5·6호기가 건설 재개로 결론 난 만큼 현 정부가 임기 내에 더 보여줄 만한 '원전 축소 카드'가 마땅히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 근거다.

정부는 신규 원전 6기 건설 백지화와 2030년까지 설계수명이 도래하는 노후 원전 10기 수명연장 금지 등의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당장 국민 피부에 와닿는 '감축 방안'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 정부로서는 애초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 승인 만료일인 2022년 11월에서 6개월 이상만 앞당겨 폐쇄하면 임기 내에 탈원전 관련 의지를 한 번 더 드러낼 수 있는 셈이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는 전력 수급 등에서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설비용량 67만9천㎾인 월성 1호기가 사라지더라도 신고리 4호기(140만㎾), 신한울 1·2호기(각 140만㎾), 신고리 5·6호기(각 140만㎾) 등 신규 원전 5개 호기가 현 정부 임기 내에 차례로 투입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22일 입장 발표에서 "그렇게 해도(월성 1호기를 조기 폐쇄해도) 현 정부에서는 4기의 원전이 새로 가동되어 원전의 수와 발전용량이 더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규 가동 원전 수를 4개로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현 정부 임기 내에 월성 1호기를 폐쇄하겠다는 방침을 사실상 확정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정부는 현재 준비 중인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에 구체적인 월성 1호기 폐쇄 시기를 포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와 관련해서는 탈원전을 반대하는 원자력계의 저항도 비교적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월성 1호기는 구형 가압중수로형 원전이라 한국형 가압경수로(APR1400)와 비교할 때 안전성이 떨어져 조기 폐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원자력계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은 "중수로 원전의 경우 경수로에 비해 안전성이 떨어지고 사용후핵연료가 많이 나오는 등의 문제가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2030년까지 설계수명이 도래하는 노후 원전 10기의 수명연장을 금지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지만 중수로 노후 원전의 경우 조기 폐지하는 판단도 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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