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사 후 출루허용→실점…지친 NC 마운드의 한계

입력 2017-10-21 17:59
2사 후 출루허용→실점…지친 NC 마운드의 한계

3회 2사 후, 6회 2사 후 오재일에게 3점포 허용



(창원=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지친 NC 다이노스 투수들이 이닝 교대에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놓고 자꾸 무너졌다.

'한 걸음 더'를 외쳤던 NC는 아쉬움 속에 가을 무대를 내려왔다.

"아웃카운트 한 개만 더 잡았더라면"이라는 후회와 미련이 NC를 괴롭힌다.

NC는 21일 창원시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플레이오프(PO) 4차전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서 2사 후에 7실점했다. 이날 NC는 5-14로 대패해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하고 포스트시즌을 끝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이날 PO 4차전까지 포스트시즌 10경기를 치른 NC 투수진은 지쳐 있었다.

의욕적으로 아웃카운트 2개를 잡고도, 2사 후 치명적인 실점을 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0-1로 뒤진 3회 초, NC 선발 정수민은 민병헌과 류지혁을 범타 처리한 뒤 박건우와 김재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총력전과 빠른 투수 교체'를 선언한 김경문 NC 감독이었지만, 정수민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결국 정수민이 던진 시속 132㎞ 포크볼이 가운데로 몰렸고, 두산 오재일이 비거리 130m짜리 대형 아치를 그렸다.

4회 추가 실점 상황은 더 허무했다. 1차전 선발로 나선 뒤 3일 만 쉬고 등판한 장현식은 2사 1, 2루에서 류지혁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져 만루 위기를 자초하더니 박건우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장현식이 흔들리고 있다는 걸 NC 더그아웃도 감지했지만, 이번에도 투수 교체를 머뭇거렸다. 대기 투수들의 체력도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NC는 경기 중반 힘을 냈다. 1-4로 뒤진 5회 말 3점을 뽑아 기어코 4-4 동점을 만들었다.

4회 초 2사 만루에서 등판한 이민호는 혼신의 역투를 이어갔다.

그러나 6회 초에 접어들면서 이민호도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가까스로 2사까지 잡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4-4로 맞선 6회 2사 2루에서 이민호는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줬다. 풀 카운트(3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회심의 공이 볼 판정을 받았다.

김재환에게 볼넷을 허용할 때 이민호의 투구 수는 42개였다. 준PO 4경기, PO 3경기째를 치르는 이민호에게는 부담이 될만한 투구 수였다.

타석에는 이날 두산에서 가장 힘이 넘치는 오재일이 들어섰다.

김재환을 막지 못한 아쉬움은 커다란 후회로 돌아왔다. 오재일은 이민호의 시속 136㎞ 포크볼을 잡아당겨 우중간 담을 넘어가는 3점 아치를 그렸다.

팽팽하던 승부의 추가 두산 쪽으로 급격하게 기운 순간이었다.

NC는 7회 초에도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허경민에게 좌전 안타에 이어 2루 도루까지 허용했고 민병헌에게 우전 적시타를 얻어맞았다.

점수는 4-8이 됐고, NC의 추격 의지는 완전히 꺾였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