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경화 "北, 핵무장 완성에 굉장히 빨리 다가가고 있어"
"北, 핵실험 사전경보 없이 언제든 가능…일부 붕괴됐지만 갱도 여러 개"
'"美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는 억지력 시위…대북제재효과 이젠 北도 인정"
"방한 트럼프, 최대 압박 통해 협상으로 북핵 해결한다는 메시지 밝힐듯"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강경화 외교장관은 21일 북한의 추가도발 가능성과 관련, "(북한이) 핵실험을 사전 경보 없이 언제든지 할 수 있다"면서 "6차 핵실험 이후 북한 갱도가 좀 붕괴된 게 있는데 터널이 하나가 아니니까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이날 브뤼셀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언급하고 북한의 핵능력에 대해 "(북한이 핵무장을 완성하는 데까지) 굉장히 빨리 다가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북한이 핵무장의 최종단계에 근접해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취임 후 4개월여 만에 처음 유럽 방문길에 올라 제일 먼저 유럽의 심장부인 브뤼셀을 찾은 강 장관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어프로치에 대한 국제적인 지지를 확인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EU·벨기에측과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압력과 제재를 강화해야 하나 제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북한으로 하여금 방향을 바꿔서 비핵화 대화로 나오도록 하는 것이라는 점과 북핵문제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은 최근 전략폭격기와 항공모함, 핵잠수함 등 미군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잇따라 전개되고 있는 데 대해 "우리의 억지력에 대한 시위"라면서 "억지력의 시위도 외교적인 압박을 뒷받침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라고 강조했다.
또 내달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관련, 강 장관은 "(미국 측도)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는 최대한의 압박을 통해서 결국은 협상으로 (북핵문제를) 해결한다는 기조를 공유하고 있다"며 "그런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문제의 현장에 와서 전달하면 (북핵 문제 해결의) 이정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이후 처음 유럽 방문길에 올라 유럽연합(EU)과 벨기에 외교수장을 만났는데 성과는.
▲ (이번 방문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우리 어프로치(접근법)에 대한 국제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확인했다.
디디에 레인더스 벨기에 외교장관과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의 회담에서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선 압력과 제재를 강화해야 하나 제재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북한으로 하여금 방향을 바꿔서 비핵화 대화로 나오도록 하는 것이라는 점과 북핵문제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또 두 사람은 한국이 최대당사자로서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이처럼 우리의 (북핵 문제) 어프로치에 대해 국제사회의 지원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게 성과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잇단 탄도미사일 발사로 국민은 불안하다. 북한이 추가 도발할 조짐은 없나.
▲북한이 도발할 준비는 언제든지 돼 있다고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핵실험은 (북한이) 사전 경보 없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6차 핵실험 이후 북한 갱도가 좀 붕괴된 게 있는데 터널이 하나가 아니니까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다. 이처럼 도발은 언제든지 할 수 있는데 북한의 셈법에 따라서 언제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북한이) 최근 한 달간 추가 도발은 안 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제재가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나.
▲새로 된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안보리 결의 2375호)가 굉장히 센 것이다. 그동안 9차에 걸쳐 안보리 결의가 누적됐고, 중국도 이제 적극적으로 (제재를) 이행하겠다고 하고 있다.
또 작은 나라들의 경우 (안보리 대북제재를) 이행할 역량이 안 되는데, EU는 이런 국가들과 접촉해서 제재를 이행하도록 격려하고 돕겠다고 한다. 대북제재 이행이 다른 차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북한도 이를 분명히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북한이 제재가 주민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제재의 영향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하는 것은 대북제재의 영향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다. 이런 저런 공간에서 북한이 어려워하는 시그널이 있다.
--마이클 폼페이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최근 북한이 핵무기 능력을 완성하는 데까지 몇 개월 안 남았다고 평가했다. 정부도 북한 핵 능력 평가에 대해 비슷한 견해인가.
▲북한의 핵무장 완성까지 얼마나 걸릴 것이냐에 대해 혹자는 내년 말 정도를 얘기한다. 폼페이오 국장이 그렇게 얘기한 것은 굉장히 압축적인 시간을 얘기한 것 같다. 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지만 (북한이 핵무장을 완성하는 데까지) 굉장히 빨리 다가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 북한이 핵무기를 완성했다고 선언하는 것과, 실질적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한 (대응) 전략을 가지는 것은 다른 문제다. 군사 무기에 대한 평가뿐만 아니라 정치적 셈법까지 다 (고려)해야 한다. 지금은 국제사회는 북핵 불용이라는 게 기본적인 목표이고 원칙이다.
--최근 들어 전략폭격기, 항공모함, 핵잠수함 등 미군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잇따라 전개되고 있다. 어떤 의미인가.
▲우리의 억지력에 대한 시위라고 본다. (북한의 도발에 맞서 우리도) 그런 억지력은 갖고 있어야 한다. 한미 공조하에 강력한 억지력을 갖고 있고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는 억지력의 시위도 외교적인 압박을 뒷받침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다.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이 나돈다. 우리 뜻과 상관없이 미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는 말인데.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은 탄핵정국 때 우리 정상외교의 공백, 국정의 공백에서 처음 나온 표현이라고 알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서 빠른 속도로 정상외교도 회복하고 미국과 어느 때보다 잦은 소통을 하고 있다. 한국은 (미국이) 패싱 할 수 있는 작은 나라가 아니다. 미국도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 한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서 같이 결정해서 해 나간다는 입장은 확실하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있는 묘책은 없나.
▲북한은 아직까지는 미국과만 얘기하겠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북한이 계속 도발을 하고 국제사회의 기대에 반대 방향으로 가는 상황에선 상대할 수 없다고 한다.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나오면 그때 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북한이 진로를 바꿔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 레버리지를 가진 나라는 중국밖에 없다. 이 때문에 미국은 계속 중국에 압력을 넣어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에는 중국도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오고 있다.
--다음 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는데 어떤 메시지를 갖고 올 것으로 예상하나.
▲저희가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동맹에 대한 확실한 공약, 한국 안보에 대한 확실한 공약, 북핵문제 풀이에 있어서 트럼프 대통령의 매일매일의 트위터글은 나름대로의 메시징이 있을지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모든 옵션이 테이블에 있다'는 최대한의 압박을 통해서 결국은 협상으로 해결한다는 기조를 공유하고 있다.
그런 메시지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문제의 현장에 와서 전달하면 공조의 차원에서 뿐만아니라 우리를 안심하게 한다는 면에서 (북핵 문제 해결의) 이정표,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방문 동안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하게 되나.
▲ 모든 일정이 확실히 정해진 게 아니어서 뭘 한다 안 한다 말하기는 어렵다. 그쪽(백악관)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다.
--EU가 해마다 유엔 총회에 북한 인권결의안을 제출했고, 올해도 내겠다고 밝혔는데, 정부의 입장은 정해졌나.
▲아마 유엔에서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 (유엔 총회) 북한인권결의안은 EU와 일본이 주도하고 우리는 공동제안국으로 계속 동참해왔다. 이번에도 적극적으로 협상 문안을 만드는데 참여하고 있다.
--이번에도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하나.
▲외교부 차원에서는 검토하고 있지만, (최종적인) 정부 입장은 NSC(국가안보회의) 차원에서 논의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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