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 늘리는 與·몸집 줄이는 野…사무처 채용 '희비'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한지훈 기자 = 정권 교체에 따른 여야의 엇갈린 희비는 각 정당의 사무처 당직자 채용에까지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9년 만에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두 자릿수의 당직자를 채용해 집권여당으로서의 기틀을 다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여당에서 야당으로 처지가 바뀐 자유한국당은 사무처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고, 바른정당 역시 교섭단체 붕괴 위기 속에 사무처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야당이긴 하지만 국민의당은 사무처 당직자를 추가 채용한다.
22일 민주당에 따르면 사무처는 지난 17일 당직자 정기 채용 공고를 냈다.
집권여당으로 변신하며 집무가 늘어난 만큼 두 자릿수 인원을 선발해 젊은 당직자를 충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 조기 대선으로 정권 교체를 이룬 후 중앙당에서 당직자를 공식 채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당직자 채용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사무처 역량을 보강한다는 의미도 있다.
모집 분야는 신입 일반직·홍보기획 경력직·사진촬영 경력직·변호사 경력직 등으로 접수 기간은 오는 29일까지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 홈페이지와 채용 사이트의 조회 수가 금세 2만 건을 넘어섰다"며 "예상보다 많은 지원자가 몰리고 있어 경쟁이 치열할 듯하다"고 전했다.
반면 한국당은 희망퇴직 방식을 통해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현재 30여 명 정도가 대기발령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공채 계획은 없다.
한국당 관계자는 "여당일 때는 청와대를 비롯해 당직자들이 파견 나갈만한 자리가 많았지만, 야당이 되면서 그런 기회가 사라져 인사적체가 심하다"며 "아마 경력직 채용도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사무처 분위기도 뒤숭숭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해 '박근혜 탄핵정국' 속에서 일부 의원들이 옛 새누리당(현 한국당)을 떠나 바른정당을 창당할 당시 10여 명의 새누리당 당직자들도 바른정당으로 일터를 옮겼다.
그러나 바른정당이 한국당 및 국민의당과의 통합론에 휩싸이면서 이들의 고용상태도 불투명해졌다.
현재 교섭단체 마지노선을 딱 맞춘 바른정당 의원 20명 중 1명이라도 탈당할 경우 바른정당은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국고보조금이 대폭 줄어들어 사무처는 구조조정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한편, 국민의당도 조만간 사무처 당직자를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김관영 사무총장은 통화에서 "그동안 시도당 사무처장은 현지에서 임명했는데, 앞으로는 중앙당에서 파견하려고 한다"며 "이에 인력 수요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당은 이번 주 안에 10명 이내의 인력을 채용하는 방안을 확정해 공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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