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니제르 미군사망사건 소환장 발부 압박에 의회 달려가
매케인 군사위원장, 국방부 보고 없자 "오바마 때도 안 이랬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아프리카 니제르에서 미군 특전부대원 4명이 전사한 사건을 숨기기에 급급하던 미 국방 당국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0일(현지시간) 오후 의회를 방문해, 상원 군사위원회 존 매케인 위원장을 면담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니제르에서 순찰하던 미 특수부대원이 기습 매복 공격을 받아 4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사건이 발생한 지 16일 만에 처음으로 군사위를 찾은 것이다.
기습 공격을 한 세력이 '이슬람국가'(IS) 관련 무장단체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으나, 미 당국은 줄곧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군의 외국 단일 작전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사망했는데도 함구가 이어지자 비판 여론은 들끓었다.
매티스 장관은 뒤늦게 자체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연방수사국(FBI)이 이례적으로 직접 수사에 착수하면서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다.
매티스 장관의 의회 방문은 화가 난 군사위가 끝내 소환장 발부 카드를 꺼내려 하자 이뤄진 것이라고 WP는 설명했다.
매케인 위원장은 전날 군사위 회의에서 "실행 중인 군사작전의 세부자료를 보기가 (트럼프 정부보다) 오바마 정부 때가 더 쉬웠다"고 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국방부 등이 강제로 보고하게끔 소환장 발부를 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매케인 위원장과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 등 국방위는 지난 18일 의회에서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도 만나 상세한 보고를 요청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 자리에서 "(기습 공격을 한) 테러리스트를 뒤쫓는 것에 찬성한다"며 "그러나 우리 군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를 신문에서 보기 전에 알고자 한다"고 말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군사위가 느끼는 좌절에 공감했으나, 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이번 사건은 대통령의 의회 동의 없는 대테러 무력사용권(AUMF) 폐지 논란도 가열시킬 것으로 보인다.
군사위 소속 팀 케인(민주·버지니아) 의원은 "이 사건을 둘러싼 수많은 의문점은 국외 군사작전 규모에 대한 공개적인 논의가 긴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의회의 대(對)IS 군사작전 승인을 더욱 구체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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