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극단 이슬람 테러 확산 속 英범죄율 증가, 좋지 않아"

입력 2017-10-21 01:06
트럼프 "극단 이슬람 테러 확산 속 英범죄율 증가, 좋지 않아"

영국 "테러리즘과 폭력범죄 사이에 아무런 연관성 없어"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영국의 범죄율 증가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와 연관 지으며 '안전한 미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트위터 계정에서 "뉴스에 따르면 급진 이슬람 테러가 확산하는 가운데 영국의 범죄율이 연간으로 13% 증가했다"며 "좋지 않다. 우리는 미국은 안전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트윗은 영국 통계청이 지난 6월 말까지 1년 동안 520만 건의 범죄가 발생해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는 발표를 한 다음 날 나왔다.

이에 미 폭스뉴스는 "영국의 범죄율 증가는 주로 성범죄와 흉기범죄가 많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아마 트럼프 대통령이 런던과 맨체스터 테러 등으로 인해 '살해 시도'가 59%나 증가한 사실에 주목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서 발생한 테러를 '반(反)이민' 정책의 정당성을 역설하는 소재로서 자주 활용해왔다.

그는 지난달 발생한 런던 지하철 폭발물 테러를 '패배자(loser) 테러리스트'가 저지른 사건이라고 단정하고 "이들은 훨씬 더 엄격하게 다뤄져야 한다"는 트윗을 올린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미국으로의 여행 금지는 더 확대되고, 더 엄격하고, 더 구체적이어야 한다"면서 반이민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의 섣부른 단정과 경솔한 트윗 발언에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와 경찰 당국은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메이 총리는 "누구든지 간에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추측성 발언을 하는 것은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런던 브리지에서 테러가 일어났을 때는 이틀 연속 트위터를 통해 사디크 칸 런던시장을 비난했다가 역풍을 맞기도 했다.

영국 통계청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직후 워싱턴포스트(WP)에 성명을 보내 "우리의 통계자료는 테러리즘과 폭력범죄 사이에 아무런 연관성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k02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