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최선희 "핵무기 대상 협상 안해…美, 북조선 핵지위 수용해야"(종합2보)
"美 항모·전략폭격기 참가 핵 훈련, 북조선에 핵무기 필요 굳혀"
모스크바 비확산회의서 발표…北연구사는 "북핵 비판은 이중잣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아메리카 국장은 20일 핵무기를 대상으로 한 협상을 벌이지 않을 것이며 미국은 북한의 핵 지위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국장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 핵 비확산회의'에서 북한 외무성 산하 '미국연구소' 소장 직함으로 '동북아 안보' 세션에 발표자로 나서 "미국이 핵을 가진 조선과 공존할 준비가 돼 있지 않은 한 조선의 핵무기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은 미국의 지속적 위협 속에 살고 있으며 최근에도 미국 항모와 전략폭격기가 참가한 유례없는 핵 훈련이 실시됐다"면서 "우리에게 이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이며 현 상황은 미국의 가능한 공격을 억제하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는 우리의 생각을 더욱 굳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국장은 그러면서 "우리 최고영도자(김정은 노동당 위원장)는 '불에는 불로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며 미국의 핵 공격에 핵무기로 대응할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그는 "조선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를 위협하지 않는 한 이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핵무기는 지속적인 미국의 대조선 핵 위협으로부터 조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미국과의 힘의 균형에 거의 도달했으며 우리의 최종 목적은 미국이 조선에 대한 어떤 군사행동에 관해서도 얘기하지 못하도록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국장은 발표 이후 한 미국 측 참석자로부터 "북한이 억제하거나 격퇴하려는 외부 위협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는 질문을 받고 "신문을 읽으면 당연히 알 것이다. 매일 조선에 대한 미국의 위협이 나오고 있는데 이해 못 할 게 무엇이냐"며 다소 흥분된 목소리로 답했다.
그는 세션 마무리 발언에서도 "핵무기 공격이 있다면 다른 나라가 아니라 미국에서 나올 것"이라며 "우리의 대응 핵 공격도 제3국이 아닌 미국을 겨냥한 것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세션에 발표자로 나선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 북한정보분석관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북한이 미국의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한다고 하지만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서 더 나가면 위협을 억제(deter)하는 것이 아니라 역내 상황을 불안정하게(destabilize) 하게 될 것"이라며 현 단계에서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한편 뒤이은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세션에 발표자로 나선 같은 북한 미국연구소의 정남혁 연구사도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은 미국의 위협이 남아있는 한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대미 관련 논평 등을 발표해왔던 정 연구사는 중국과 러시아가 함께 제안한, '쌍중단'(북한 핵·미사일 시험과 한미 연합훈련동시 중단) 구상을 포함한 '로드맵'(단계적 문제 해결)에 대한 북한 측의 입장을 묻는 말에 "김정은 최고영도자는 얼마 전 북한 핵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은 미국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지속하는 한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일부 국가들은 수백 번의 핵실험을 했는데도 우리 조선만을 비판하는 것은 불공정하며 명백한 이중잣대"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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