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 문제는 현재진행형"…창원서 원폭 피해자 심포지엄

입력 2017-10-20 17:38
"원폭 문제는 현재진행형"…창원서 원폭 피해자 심포지엄

(창원=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에 떨어진 원자폭탄 때문에 피해를 본 한국인들의 구술증언에 대한 의미를 조명하는 행사가 경남 창원에서 열렸다.



창원대는 20일 사회과학대학 다문화인력양성사업단 강의실에서 ''합천 원폭 피해자 구술증언과 역사 콘텐츠의 생성'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했다.

이 자리에서 창원대 사학과 남재우 교수는 원폭 피해자들의 구술증언을 통해 일본강점기 때와 해방 이후 한국사회, 동아시아 근현대사를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남 교수는 "원폭 피해자들의 삶과 경험으로 한국의 근대화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는 디아스포라, 식민지 경험, 전쟁 트라우마에 대한 상흔을 확인할 수 있다"며 "따라서 이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과 기억을 정리하는 일은 중요한 역사적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자들의 몸에 새겨진 피폭의 기억을 되살리는 것은 21세기 새로운 동아시아 질서를 만들어가는 작업의 일환"이라며 "이들의 평균 연령은 82세로 대부분 건강이 나쁘고 정확한 증언도 점점 힘들어져 증언 채록은 시급한 문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 인류학과 오은정 교수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 문제가 그간 소홀히 다뤄졌으며 사회적·역사적 망각이라 할 만큼 무지했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한국에서 원폭 피해자들의 이야기나 이와 관련된 논쟁은 그간 크게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며 "이는 위안부 문제가 한국사회의 중요한 민족주의적 이슈로 떠오른 것과 대조되는 양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이유는 원폭은 해방을 가져왔고 피폭의 경험은 독립에 수반되는 여러 나쁜 부산물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인식 때문"이라며 "피해자들의 구술은 원폭 문제가 이미 끝난 일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라는 사실을 알려주며 20세기 세계 냉전과 핵 개발의 역사라는 측면에서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는 지난해부터 국내에 생존한 한국인 원폭 피해자 2천500여 명을 대상으로 증언서 작성을 요청했다.

이에 최근까지 100명 남짓한 피해자들이 직접 쓰거나 가족에게 대필을 부탁해 작성한 증언서를 보냈다.

증언서에는 원폭 투하 이전 수십 년간 지속한 일제 수탈사 등 한 맺힌 역사가 고스란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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