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인물] 부드러운 카리스마…산업위 '송곳국감' 손금주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실 파헤치는 데도 앞장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가장 시끄러운 상임위 가운데 하나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의혹과 정부의 탈원전·신재생에너지 정책 추진 등으로 연일 난타전이 벌어지고 고성도 심심찮게 오가는 산업위 국감에서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주목받고 있다.
국감장에서 단 한 차례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지만, 손 의원의 조곤조곤한 목소리 뒤에는 피감기관의 폐부를 찌르는 날카로운 질문이 숨어있다.
판사 출신으로 공정거래법 전문 변호사로 활동한 손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빚더미에 허덕이면서도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 공기업의 실태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그는 한국가스공사가 위험성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 없이 수니파 무장반군 '이슬람국가'(IS)의 점령으로 개발이 중단된 이라크에 4천억 원이나 투자했다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하는 등 공기업이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조목조목 짚어내며 항상 국감이 정책국감이 되도록 애쓰고 있다.
2016년 총선에서 안철수 당시 인재영입위원장의 발탁으로 정계에 입문한 손 의원은 40대 젊은 피에 팔방미인으로도 당 안팎에서 유명하다.
지난번 총선 당시 전남 나주시·화순군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현역 국회의원인 신정훈 후보를 꺾고 배지를 단 그는 국민의당의 '입'으로 활약하고 있다.
산업위에서는 국민의당 간사를 맡아 각 당의 의견이 충돌할 때도 늘 조율에 앞장서며 중재자 역을 자처하고 있다.
손 의원은 지난해 말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탄핵추진단의 일원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초안을 직접 썼고,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서 검찰 역할을 하는 국회 소추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진실을 파헤치는데도 열심이다.
나주 출신으로 광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그는 10살 때 군부대가 광주를 점령하고 옆집 형, 누나들이 갑자기 사라지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한다.
어린 시절 광주민주화운동을 경험한 그는 아직도 발포 명령자를 모르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직접 진상 규명에 나섰고, 기무사 비공개 문건 등을 통해 당시 계엄군의 발포가 자위권 차원이 아닌 군 상부의 지시로 이뤄진 정황 등을 밝혀냈다.
손 의원은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남은 기간 정쟁 속에 빛나는 정책 국감이 되도록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5·18의 감춰진 진실을 찾아내는 데도 소홀함이 없게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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