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빛 물든 감고을 영동 가로수 감 수확 한창

입력 2017-10-20 15:38
주황빛 물든 감고을 영동 가로수 감 수확 한창

감 가로수 2만5천여그루…주민들 감따기 행사

(영동=연합뉴스) 박병기 기자 = '감의 고장'인 충북 영동지역 가로수에 주렁주렁 매달린 감 수확이 시작됐다.



영동군은 20일 영동읍 매천리 용두공원 앞 감 가로수 길에서 각급 기관·단체장과 주민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감따기 행사를 했다.

이날 80여 그루에서 수확한 감은 100접(1접=100개) 가량이다.

군 관계자는 "일부는 행사 참가자들이 가져갔고, 나머지는 주민들에게 나눠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은 1970년대부터 감 가로수를 심기 시작했다. 주택가 골목에서부터 널찍한 아스팔트 도로까지 촘촘히 늘어선 감 가로수만 2만500여 그루(연장 길이 164㎞)에 달한다. 올해도 30㎞ 구간에 2천800여 그루를 추가로 심었다.

군은 2004년 '가로수 조성·관리 조례'를 만들어 주민 스스로 감나무를 돌보게 하고 있다. 올해는 나무마다 일련번호와 식재연도, 관리자 연락처 등을 적은 표지판도 설치했다.

주민들은 '된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달 23일)이 되면 감을 수확해 이웃과 나눠 먹는다. 수확한 감을 판매해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는 마을도 있다.

올해 가뭄과 집중호우 등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감 작황은 평년작 수준을 웃돈다.

군 관계자는 "서리가 내리기 전 가로수 감을 모두 수확해야 한다"며 "이달 말까지 자율적으로 수확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 감 유통량의 7%(충북의 70%)가 생산되는 이 지역은 경북 상주, 경남 산청 등과 함께 우리나라 대표적인 곶감 산지로 꼽힌다.

한해 7천t 넘는 감이 생산돼 이중 3천400t 가량이 곶감으로 말려진다.

bgi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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