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뿐인 영광' IS 떠난 락까·모술·팔루자는 그냥 잿더미

입력 2017-10-20 11:50
'상처뿐인 영광' IS 떠난 락까·모술·팔루자는 그냥 잿더미

지도상에서 사라진 동네도…돌아온 난민, 잿더미로 변한 집 못 알아보기도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이슬람국가(IS)가 상징적 수도인 시리아 락까에서도 패퇴하면서 미국 주도 국제동맹군의 IS 거점 탈환도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수년에 걸쳐 IS의 점령지들이 하나씩 수복되기는 했지만 폐허로 변해버린 도시들은 과거의 영광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괴돼 복구 작업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것이 IS에 승리한 모습"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황폐해진 IS 옛 점령지들의 상황을 전했다.

락까의 정확한 피해 상황이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무인기가 촬영한 영상이나 위성사진 등을 보면 수 마일에 이르는 건물들이 잿더미로 변했다.

한때 인구 30만명이던 락까는 2014년 초 IS가 상징적 수도로 선언한 이후 주민들이 대거 피난길에 올라 현재 2만5천명가량만 남은 상황이다.

도시 탈환을 위해 지난 5개월간 이어진 미군 주도 국제동맹군의 공습 과정에서 상하수도 시설과 전력 설비는 완전히 파괴됐다.



이라크의 제2 도시인 모술은 지난 7월 탈환됐지만 모술 서부의 경우 9개월간 이어진 전투로 대다수 지역이 사실상 거주 불가능한 폐허로 변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의료시설에서부터 알누리 모스크처럼 수백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모스크에 이르기까지 웬만한 건축물은 모두 돌무더기로 변했고 일부 동네는 지도상에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한때 110만여명이 거주하던 이 도시가 사람이 살 수 있을 만한 최소한의 공공서비스 시설을 다시 갖추는 데에만 10억달러(약 1조 1천억원) 이상이 들 것이라고 유엔은 집계했다.



인구 30만명이 거주하던 이라크 팔루자의 대다수 지역은 탈환 과정에서 공습에 따른 피해가 크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IS 조직원들이 퇴각하면서 숨겨둔 폭발물 탓에 재건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곳곳에 매설된 지뢰로 인해 IS가 퇴각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건물이 파괴되고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라크 라마디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1월 라마디가 탈환됐을 때 이 도시는 이미 잿더미였다.

IS는 시내 지하에 땅굴을 파고 곳곳에 지뢰를 매설했다. 탈환 과정에서 국제동맹군의 공습이 수개월간 이어졌고 IS는 퇴각하면서 교량들도 폭파시켰다.

터키와 인접한 시리아의 코바니는 2015년 초 IS를 막아내기 위한 쿠르드 민병대의 치열한 항전이 펼쳐졌던 곳으로, 국제동맹군의 공습 기간은 짧았지만 수백여 차례나 이어진 탓에 건물들이 대거 파괴됐다.



나중에 돌아온 옛 주민들은 자신이 살던 집을 알아보는 데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상황은 심각했고 시내 전체 건물의 80%가량이 파괴된 것으로 집계됐었다.

코바니는 탈환된 지 3년가량 지났지만 여전히 도로·건축물 공사가 한창이고 재건 과정은 느리기만 하다. 이런 탓에 전쟁 전 이곳을 떠난 주민의 극소수만 고향으로 돌아왔을 뿐이다.

유엔난민기구(UNHCR) 이라크 지부의 레일라 제인 나시프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거주지가 너무 심하게 파괴돼 사회 기반시설이 다시 갖춰지고 사람들이 돌아와 삶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mong07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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