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사회주의' 역설 행보…"실천 옮겨야"

입력 2017-10-20 11:40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사회주의' 역설 행보…"실천 옮겨야"

WSJ "시진핑, 中공산당 생존위해 '디지털 레닌주의' 택했다" 분석

中인민일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으로 명기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식에서 집권 2기 국정 운영 방침을 밝힌 데 이어 19일 첫 행보로 구이저우(貴州)성 대표단과 만나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강조하고 나섰다.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중국 관영 매체들과 정치국 상무위원 전원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으로 부른다. 중국 내에선 이런 명칭으로 시진핑 사상이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등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구이저우성 대표단을 접견한 자리에서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실현을 위해 당 중앙에 복종해 실천에 옮겨야 한다고 언급했다.

시 주석은 3시간 24분의 지난 18일 당대회 개막연설에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무려 69차례나 언급한 바 있다.

중국 당국이 아직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에 대해 분명한 설명을 하지 않고 있으나, 시장경제시스템을 받아들인 가운데 사회주의 정치체제 유지를 골자로 한 것이 '중국특색사회주의'라면 그보다 훨씬 진전된 내용을 담은 시 주석의 이론을 담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시말해 덩샤오핑(鄧小平) 시대의 개혁개방에 바탕을 둔 시장경제 도입의 필요성이 절실했던 1987년 13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중국특색사회주의라는 용어가 본격 사용됐다면 무려 30년이 지난 상황에서 이를 '개변'한 이론으로 재탄생시켰다는 해석을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는 18일자에서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의 생존을 위해 '디지털 레닌주의' 실현을 꾀하려 한다"고 정리했다.

디지털레닌주의는 소수가 권력을 독점하고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이용해 레닌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회·경제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려는 걸로 일컬어진다.

이를 기반으로 해석해보면, 시 주석은 세상 모든 것이 디지털화해가는 상황에서도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사회주의 기본이념을 바탕으로 '사회주의 중국'을 실현시켜가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물론 마르크스·레닌주의라는 사회주의 교과서를 손에 들고서 중화민족주의에 기반한 '중국몽(中國夢)'을 꾸는 시 주석이야말로 말만 사회주의를 부르짖을 뿐 전제국가의 '황제 꿈'을 꾼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이날로 19차 당대회가 사흘째를 맞는 가운데 시 주석의 이런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에 대한 지지 발언이 확산하고 있어, 당대회 폐막 때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시진핑 이름이 명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 마르크스레닌주의, 마오쩌둥(毛澤東) 사상, 덩샤오핑(鄧小平) 이론, 3개 대표론, 과학발전관에 이어 당헌에 오르면 시 주석의 권위는 마오쩌둥·덩샤오핑 수준에 비견될 수 있다.

후진타오 전 주석의 과학발전관은 10년 임기 종료후 당헌에 삽입됐던 것과는 달리 이른바 시진핑 사상이 5년 집권후 삽입된다면 그 또한 '1인체제'의 방증일 수 있다.

시 주석은 구이저우 대표단에 "19차 당 대회 보고는 당과 국가의 업무 방향을 더욱 명확히 보여줬다. 이는 당이 인민을 영도해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견지하고 발전하는 정치 선언이자 행동 가이드라인"이라면서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신시대에 진입한 것에 대해 깊이 있게 학습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중국 특색 사회주의가 신시대에 접어들었고 이는 우리 발전의 새로운 역사 방향"이라면서 "이런 중대한 정치 판단을 내린 것은 전체 정세 관련된 전략적 고려이며 우리는 신시대 요구에 따라 발전 전략과 각종 정책을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시 주석은 작년말 18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8기 6중 전회)에서 '당 핵심' 칭호를 받고서 집권 2기에도 종엄치당(從嚴治黨·엄격한 당 관리)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사회주의 이념 강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그는 "각급 당 조직과 전체 당원, 간부는 당 중앙의 권위를 반드시 수호하고 당 중앙의 지도에 복종해야 한다"면서 "당 중앙의 정책 결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사상과 정치, 행동이 모두 당 중앙과 일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지난 19일에 이어 20일에도 1면 논평(論評)에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사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서 '시진핑 띄우기'에 열을 올렸다.

인민일보는 "시 주석이 제기한 중국 사회주의 모순에 대한 중대한 판단은 중대한 이론 혁신으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강대한 이론 기초를 제공했으며 당의 노선과 방침, 정책과 전략에 이론적 근거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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