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이득 있길래…부산상의 차기회장 경쟁 점입가경

입력 2017-10-20 08:55
무슨 이득 있길래…부산상의 차기회장 경쟁 점입가경

일부 역대 회장들 기업 성장 이끌어 눈길…새로운 사업기회 얻기도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4개월가량 남은 부산상공회의소 차기 회장 선거를 놓고 지역 경제계의 관심이 뜨겁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기업인은 신발제조업체 와이씨텍의 박수관(67) 회장과 단조제품 업체 태웅의 허용도(69) 회장이다.

이들은 최근 '선거 캠프'를 구성하고 표몰이를 시작했다. 전직 상공회의소 직원을 캠프에 합류시키는 등 조직적인 선거운동이 정치판을 방불케 한다.

이들 외에도 일부 기업인이 출마를 저울질하며 부산상의 주변을 기웃거리고 있다.



현 회장의 임기 막판까지 선뜻 후임자로 나서는 이가 없는 창원상공회의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부산상의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이 과열되자 전·현직 상의 회장들이 중재에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이해관계가 엇갈려 의견을 모으기 쉽지 않아 보인다.

다른 지역과 달리 부산상의 회장 선거가 치열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상의 회장 자리가 해당 기업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다.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은 1994년부터 2003년까지 부산상의 회장으로 재임했는데 재임 기간 넥센타이어는 엄청난 성장을 거듭했다. 회사 합병 이후 1999년 1천37억원이던 매출은 2002년 2천720억원으로 늘었다. 이후에도 꾸준히 성장을 이어가며 지난해에는 1조8천947억원을 기록했다.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은 2006년부터 2012년까지 부산상의 회장으로 있었는데 이 회사의 매출은 2005년 5천145억원에서 2011년 8천575억원으로 늘어났다.

2012년 부산상의 회장에 취임한 조성제 BN그룹 회장은 조선업 위기 속에서 주력 회사의 매출이 줄었지만 새로운 사업기회를 마련하며 돌파구를 찾기도 했다.

해당 기업의 성장뿐만 아니라 역대 상의 회장단은 다양한 사업 기회를 잡기도 했다.

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의 주주로 참여해 대박을 터뜨리기도 했으며 골프장과 면세점에 출자하는 등 새로운 사업 영역에 뛰어들었다.



한 기업인은 "반드시 상의 회장을 맡았기 때문에 해당 기업이 성장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 자리는 더 많은 정보를 더 빨리 접할 수 있으므로 기업 성장에 상당한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기업 회원을 유권자로 둔 상의 회장이 단순히 상공인을 대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는 것도 과열 경쟁을 불러오는 요인이라고 꼬집는 이도 있다.

또 다른 부산상의 회원사 대표는 "상의 회장의 역할이 과거와 달리 경제와 사회, 정치 분야에서 상당히 확대된 측면이 있다"며 "이런 상의의 위상 변화도 회장 선거의 경쟁률을 높이는 한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p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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