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스크류바·가끔, 오늘이 참 놀라워서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 스크류바 = 2012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한 작가 박사랑(33)의 첫 소설집.
표제작 '스크류바'는 모성으로 귀속되지 않는 엄마의 이야기다. 화자는 아이를 잃어버리고 반나절 동안 아이를 찾으러 종횡무진한다. 그러나 사회가 아이 잃은 엄마에게 요구하는 '의무'에서 잠시 벗어나기도 한다. 스타벅스에 들어가 얼음물을 마시고 그대로 자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동시에 내가 미쳤나보다, 하고 눈을 번쩍 떴다." 아이를 찾으러 돌아다니는 동안 연애·섹스·낙태·임신육아에 대해 생각한다. 엄마의 정체성과 인간의 욕망 사이, 모성의 가치는 절대적이지 않다.
기존 텍스트를 끌어들여 글쓰기에 대한 자의식을 탐구한 작품들도 눈에 띈다. '이야기 속으로'에서 소설가인 화자는 김승옥의 단편 '서울, 1964년 겨울' 안으로 들어가는 환상체험을 한다. 자살로 생을 마감한 '사내'의 죽음을 막으려고 분투하지만 소설의 결말은 정해져 있다.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작가는 묻는다.
창비. 274쪽. 1만2천원.
▲ 가끔, 오늘이 참 놀라워서 = '마당을 나온 암탉'을 쓴 동화작가 황선미(54)의 에세이.
어린 시절과 사랑하는 가족들, 치열한 작가 생활에서 얻은 깊은 성찰에 대한 이야기에 좌충우돌 귀농 에피소드도 들려준다.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 20점을 함께 실었다.
78편의 글들은 오랜 습관을 따라 손에 잡히는 종이마다 끼적거린 기록을 모은 것이다. 작가에게 글쓰기는 숨쉬기와 같다. "이 짧은 기록들을 우연히 들춰보았던 것은 참으로 다행이었다. 비로소 숨을 쉴 수가 있었던 것이다. 나에게 이런 시간들이 있었구나. 바람 느끼며 천천히 걷듯 나를 다그치지 않으면서 속을 풀어놓는 방법도 나는 알고 있었구나."
예담. 368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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