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안전우려 넘어 평화의 축제로…對국제사회 홍보 주력
외교부 본부·대사관 등 '안전·평화 올림픽' 홍보에 팔 걷어
'냉전종언 예고편' 서울올림픽처럼 한반도·동북아에 훈풍 기대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정부는 한반도 긴장 상황 속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올림픽이 추구하는 평화의 정신을 한반도에서 구현할 기회로 삼는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우선 정부는 '안전을 넘어선 평화'(Peace beyond Safety)'를 모토 삼아 안전한 올림픽 개최를 향한 의지와 노력을 적극 홍보함으로써 국제사회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대회를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는 축제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동서 냉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1988년 서울에서 열린 하계올림픽의 '데자뷰'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1980년 모스크바 대회,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등 앞선 두 차례의 '반쪽 올림픽'을 넘어 동서 대결의 주축인 미국과 구 소련, 중국이 모두 참가한 88올림픽은 결과적으로 다가올 냉전 해체를 예언한 듯한 이벤트가 됐다. 그로부터 30년 후 한국에서 열리는 두 번째 올림픽을 보면서 우리 국민과 국제사회가 신(新) 냉전의 그림자가 드리운 한반도와 동북아의 새 '데탕트'를 꿈꾸도록 만들자는게 정부의 구상이다.
정부가 북한의 참가 성사에 큰 기대를 거는 것도 그런 구상과 잇닿아 있다.
정부가 '안전을 넘어선 평화' 콘셉트를 더욱 홍보하게 된 계기는 지난 9월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의 책임 있는 인사가 한반도 긴장 상황을 거론하며 '선수단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평창올림픽에 불참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 일이었다. 인터뷰 취지와 다르게 와전됐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었지만 동계 스포츠 강국인 두 나라발로 안전 문제가 거론되면서 정부와 대회 조직위원회에는 '비상등'이 켜졌다.
외교부는 즉각 전세계 대사관과 총영사관 등 재외공관에 지시 전문을 발송했다. 평창올림픽의 안전 문제와 관련해 잘못된 여론이 형성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에서 '안전 올림픽'과 '평화 올림픽'을 만들겠다는 우리 정부 입장과 현재 상황을 주재국 정부와 언론 등이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11일에는 올림픽 주무장관인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나섰다. '월드 컬처 콜라주(World Culture Collage)' 개막 기념행사 때 23개국 주한 외교관 앞에 선 도 장관은 서울올림픽을 치르기 직전에도 대한항공 여객기 격추 사건 있었지만 대회를 안전하게 치러냈으며 2002년 한일월드컵도 연평해전 교전이 있었지만 성공적으로 치른 사실을 소개하고 "참가 선수단과 관람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범정부적으로 안전 대책을 추진하고 테러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통을 이어받은 외교부는 지난 20일 청사 3층 국제회의장에서 주한 외교사절 100여명을 상대로 브리핑을 열어 평화올림픽 실현을 위한 노력을 설명했다.
행사에서 박은하 공공외교대사는 "평화와 안전은 이번 평창 올림픽·패럴림픽의 기조"라며 "재외공관들을 통해 확인한 바에 의하면 동계스포츠 강국뿐 아니라 동계스포츠 종목을 보유한 모든 나라들이 참여 의사를 밝혀왔으며, 정상급 인사들의 참여 의향도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내달 13일 유엔총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평창올림픽 기간 휴전 결의안이 각국의 대대적인 참여 속에 채택되도록 하는데도 역점을 두고 있다. 유엔은 하계·동계올림픽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동·하계 올림픽 개막일 이전 7일부터, 폐막일 이후 7일까지 모든 적대 행위를 하지 말자는 내용을 담아 올림픽 휴전결의를 채택해왔다.
성공적이고 안전한 올림픽 개최를 위해 190여 개 유엔 회원국 모두 힘을 모으자는 취지의 결의안이 상정되는 날에 맞춰 외교부는 당국자들을 뉴욕으로 파견해 '평화올림픽'의 메시지를 적극 홍보하게 할 예정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결의안에 얼마나 많은 나라가 참여할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jh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