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항공기 '결함발생-보완'은 일반적…수리온도 마찬가지"
최기영 인하대 교수, 항공전문가포럼서 주장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에 '총체적 부실'이 있다고 언급한 지난 7월 감사원 발표에 대해 항공기 개발 체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지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기영 인하대 교수는 19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Seoul ADEX 2017)'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항공전문가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최 교수는 이날 '수리온 사례로 본 항공기 개발 과정 이해'라는 주제 발표에서 "체계 개발이 종료됐다는 것은 규격화 제정이 이뤄졌다는 것"이라며 "'규격화 종료가 완벽한 항공기의 제작·생산'이라는 잘못된 인식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군용 항공기는 계약→항공기 규격화 제정→초도 양산→후속 양산 등의 순서로 개발되는데 체계 개발로 규격화 제정이 이뤄진 후 양산 운용 과정에서 보완 사항이 발생하는 것은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개발업체는 대개 초도·후속 양산을 통해 사용자 불만·요구사항과 결함 등을 반영해 항공기 규격을 보완해 나간다"고 설명했다.
수리온에서 발생한 결함을 들어 총체적 부실로 몰아붙이는 것은 업계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지적이라는 것이다.
수리온은 우리 육군의 노후화된 헬기인 UH-1H, 500MD를 대체하기 위해 국방과학연구소와 KAI 등이 참가해 2006년부터 개발한 헬기다.
2009년 시제기 1호가 출고됐고 2010년 첫 시험비행을 했다. 2012년 체계 개발이 완료됐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은 지난 7월 수리온이 결빙 성능과 낙뢰보호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엔진 형식인증을 거치지 않아 비행 안전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감사원 지적 사항은 발표 당시 대부분 해결된 상태였으며 체계결빙(저온 비행에서 기체와 날개 등에 얼음이 발생하는 현상) 기준 미달 사안 등과 관련해서는 시험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방사청은 수리온이 체계결빙 시험의 일부 항목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해서 '부실 헬기'로 간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교수는 "해외 선진 항공사도 신규 항공기 제작 시 개발 일정 지연 및 결함이 다수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제기가 한 대 추락해 계획 대비 1년 이상 개발이 지연된 미국 헬기 BELL 525, 2007년 실전 배치된 이후 지난해 12월과 지난 8월 추락사고가 발생한 수직이착륙기 MV-22B를 예로 들었다.
또 최 교수는 "무기체계 획득 기준을 수립할 때 현실을 감안한 개발 성능, 일정, 비용 등을 반영해야 한다"며 "전력화 일정 외에 국내 항공업체의 개발능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포럼에서는 조진수 한양대 교수가 '국내 방위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제도 개선 제안'을 발표했다.
김창주 건국대 교수는 항공산업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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