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함양군수 선고 연기…법원 "공소사실 변경하라"
선고일에 이례적 변론 재개 주문…벌금 400만원 검찰 구형도 수정해야할 판
(거창=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창호 함양군수 선고를 연기했다.
창원지법 거창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승휘 부장판사)는 19일 제1호 법정에서 열린 임 군수 선고공판에서 공소사실 6가지 가운데 5가지는 임 군수가 지시하지 않았으며, 나머지 1가지만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모두 지시한 것처럼 기록됐다며 이를 분류해 공소장을 다시 작성해 달라고 주문했다.
6가지 공소사실은 임 군수가 군수로 당선된 이후 함양군의원 국내·외 의정연수와 관련해 6차례에 걸쳐 총 1천100만원의 여행경비를 찬조했다는 내용이다.
임 군수는 이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재판부는 검찰의 조사기록을 살펴보면 5번의 여행경비는 임 군수가 지시하지도 않았고 직접 건넨 사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나머지 지난해 5월 17일 여행경비 지원 때 임 군수가 직접 전달한 것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함양군의원 중 누군가가 함양부군수에게 여행경비 지원을 요구했고, 이를 보고받은 임 군수가 전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임 군수가 6가지 공소사실 전부를 지시하고 관련도 됐다는 공소장은 맞지 않아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선고 연기와 함께 변론 재개도 주문했다.
다음 재판기일은 오는 11월 9일 오전 10시 20분으로 잡았다.
검찰은 조만간 공소장을 변경해 법원에 제출하기로 했다.
특히 검찰은 변론 재개에 따라 지난 9월 14일 구형한 벌금 400만원의 형량도 수정해야 할 형편이다.
법원 관계자는 "선고일에 재판부가 변론 재개를 주문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지만 조사에서 확실한 사실이 드러났을 때 직권으로 이런 결정을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 군수는 "모든 책임이 저한테 있는 만큼 변론에 최선을 다하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받아들이겠다"라고 말했다.
shch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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