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호국영웅 기리는 첫 '헌마공신 김만일상' 대상에 고경수씨

입력 2017-10-19 13:41
수정 2017-10-19 15:14
조선 호국영웅 기리는 첫 '헌마공신 김만일상' 대상에 고경수씨

특별공로상 故 이달빈 옹…21일 제주마축제 개막식서 시상

(제주=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조선시대 임진왜란과 정묘호란 당시 전마용 말(馬)를 나라에 바쳐 기여한 '헌마공신 김만일'의 애국정신을 기리는 제1회 '호국영웅 헌마공신 김만일상' 대상에 고경수(87)씨가 수상했다.

고씨는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에서 마을공동목장조합장 등을 역임하며 말 산업에 평생을 바쳤다.

선흘리 10여 필지 6만6천㎡의 고씨 목장은 천연 그대로의 초지에 개방형 마사가 있다. 주위 방목 구간을 돌로 구분, 조선시대 옛 목장을 연상케한다.

고씨는 1980년대에는 말 100여 마리를 사육했으며 현재는 제주마·한라마 30여 필을 키우고 있다.

선흘공동목장조합장 당시 마을공동목장 개량사업을 추진했다.

할아버지 때부터 목축해 왔고 작은아들에게 말 사육을 이어가게 해 4대째 목축 집안이기도 하다.

고씨는 "조선시대 제주에서 말을 길러 왜적과 호적의 침략을 물리치는 핵심전략으로 쓰도록 나라에 말을 바친 호국영웅 김만일의 역사적 사실을 새로이 평가하는 뜻깊은 상을 받게 돼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별공로상은 대한민국 축산업 발전에 초석을 놓은 공로로 고(故) 이달빈(1979년 87세 작고·서귀포시 중문동) 옹에게 돌아갔다.

고인은 1920년대 수의면장을 취득한 한국인 제1호 수의사다. 축산업 불모지인 우리나라 축산학 및 축산업 발전에 금자탑을 쌓아올린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강점기에는 강원도에서 축산농가의 마필을 치료해줬고 중국과 러시아, 몽골 등지에서 마필을 사 마필 개량사업도 펼쳤다.

광복 이후 창경원 동물원장 겸 수의관, 한국마사회 초대 마산과장 겸 이용과장, 국방경비대 및 기마경찰대 전속 수의관, 경주목장 조성 및 초대 경주목장장, 서울대학교 수의과학대학 외래교수 등을 지냈다.

1952년 고향인 제주도에 와 제주도 공수의(1953), 남제주군 공수의(1954)로 활약하고 가축병원을 개원했다.

시상식은 21일 렛츠런파크제주에서 열리는 제주마축제 개막식에서 열린다. 대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천만원이, 특별공로상을 받은 이달빈 옹의 후손에게는 상패와 상금 200만원이 주어진다.

호국영웅 헌마공신 김만일 대상은 헌마공신김만일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한국마사회제주지역본부가 후원한다.

김만일(1550∼1632년)은 조선시대 정의현 의귀에서 태어난 탁월한 목축가로 개인 목장인 산마장을 경영하면서 왜적과 호적의 침입으로 국난을 겪을 때마다 나라에 핵심전략 군수품인 전마 수천필을 도맡은 인물이다.

헌마공신 김만일은 선조, 광해군, 인조 대에 걸쳐 자신의 목장에서 키운 양마를 군마용으로 나라에 바쳐 '헌마공신'의 칭호와 관직을 제수받았다. 정2품 동지중추부의 지중추부사, 종1품 숭정대부의 벼슬을 지냈다.

ko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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