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삶이라는 동물원·지방도시 살생부

입력 2017-10-19 13:40
수정 2017-10-19 15:12
[신간] 삶이라는 동물원·지방도시 살생부

조선왕조 건강실록·딸에게 들려주는 역사이야기 1,2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 삶이라는 동물원 = 독일 작가 하노 벡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동물들의 천태만상을 흥미롭게 소개한다.

2006년 1월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참새과의 새인 황여새 40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이들이 죽은 이유는 다름 아닌 '과음'이었다. 새들이 따먹은 익은 포도와 마가목 열매가 뱃속에서 발효돼 취기를 유발했던 것. 이 밖에도 여러 동물이 알코올 성분이 있는 식물을 먹고 '만취'하는 사례가 보고됐다. 책은 사람의 몸무게로 환산하면 8분에 한 번씩 와인 한 병을 마셔도 취하지 않을 정도인 찌르레기를 비롯해 주량이 많은 동물의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경제학의 '예산이론'에 맞게 생을 꾸려가는 쥐, 환각 식물을 찾아 먼 길을 마다치 않는 순록, 아이를 물어 죽인 죄로 교수형을 당했던 돼지 등의 이야기도 흥미롭다.

황소자리. 유영미 옮김. 332쪽. 1만4천원.

▲ 지방도시 살생부 = 도시계획가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가 지방 중소도시를 직접 답사해 지방도시의 현실을 짚고 미래를 전망한다.

책은 2040년에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의 30%가 파산할 것이란 경고로 시작한다.

저자는 지방 중소도시가 저출산과 고령화, 저성장이라는 메가트렌드의 타격을 가장 먼저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고급 일자리가 부족한 중소도시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대중화로 일자리가 더욱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이는 인구유출과 쇠퇴로 이어진다.

중소도시의 쇠퇴는 지방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는 지방도시를 위해 중앙정부가 예산을 지원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지방도시가 살아남을 방법으로 '압축도시' 전략을 제시한다. 도시를 성장시키는 대신 쇠퇴를 인정하고 '압축'해야 한다는 것.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쇠퇴하는 중소도시들이 외곽개발을 멈출 것, 흩어진 도시 기능을 도심으로 모을 것, 중소도시에 맞는 일자리를 육성할 것 등을 제시한다.

개마고원. 248쪽. 1만4천원.



▲ 조선왕조 건강실록 = 한의학 전공자 9명이 조선 시대 '승정원일기'에서 발견한 조선왕실 인물들의 생로병사와 왕실의 의료문화 등을 소개한다.

효종은 조선 최악의 의료사고로 사망한 사례로 등장한다. 효종은 즉위 10년째 되던 1659년 얼굴에 부스럼이 생겼다. 처음에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부스럼은 종기처럼 크게 부어올랐고 열감과 통증이 커졌다.

효종은 치료를 위해 과거 자신의 낙상사고를 치료했던 의관 신가귀를 불러들였다. 신가귀는 종기의 독이 얼굴로 퍼졌다며 침으로 피를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의는 이를 반대했지만 왕은 신가귀에게 침놓기를 허락했다. 그러나 침을 맞은 뒤 종기에서는 출혈이 계속됐고 결국 효종은 그날 과다출혈로 승하했다.

고대원 김동율 나향미 박주영 방성혜 서창용 조가영 하동림 황지혜 공저.

트로이목마. 368쪽. 1만6천800원.

▲ 딸에게 들려주는 역사이야기 1,2 = 김형민 지음. 방송 PD인 저자가 2015년 초부터 주간지 시사인에 연재한 동명의 시리즈 100여 꼭지를 책으로 엮었다.

제목처럼 아버지가 딸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이 구어체로 옛날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오늘날 현실의 이야기를 교차시키는 방식으로 꾸며졌다.

푸른역사. 1권 314쪽. 2권 296쪽. 각 권 1만5천원.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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