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문위 국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도마 위에(종합)

입력 2017-10-19 19:03
수정 2017-10-19 19:06
교문위 국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도마 위에(종합)

與 의원들 "진상규명" 공세…野일각 "정부, 문화·체육계 개입 과도"

여야, 기관들 부실·방만 경영 집중 질타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기자 =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19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출판·영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진상규명 요구가 쏟아졌다.

우선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은 이기성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을 상대로 "2016년 진흥원이 진행한 '찾아가는 중국도서전' 선정 도서 가운데 일부를 삭제하라는 지시가 문체부에서 내려왔고, 진흥원이 이를 실행한 일이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노웅래 의원 역시 "지난해 출판진흥원이 주관한 '초록·샘플 번역 지원 사업' 과정에서 심사를 통과한 도서 4권을 문체부 지시로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문화부 진상조사위원회가 전면 조사를 한다고 하니, 철저하게 진상을 규명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은 2014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이빙벨'과 관련해, 정부 측의 조직적인 상영 방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당시 '다이빙벨' 예매 기록을 공개하면서 "특정 ATM기를 통해 30여 분 만에 115장이 한꺼번에 예매됐다. 예매만 하고 관람은 하지 않는 방식으로 '빈자리 만들기'를 한 것"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오영훈 의원은 고학찬 예술의전당 사장 임명 과정과 관련, "2013년 1월 윤당아트홀 관장을 하면서 고(故) 육영수 여사에 대한 헌정 뮤지컬인 '퍼스트레이디'를 공연하지 않았나"라며 "이 공연이 사장 임명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 최순실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에 고 사장은 "그 뮤지컬은 제가 기획을 한 것이 아니라 기획사가 대관해 공연을 한 것"이라며 "최순실은 어떤 사람인지 본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에서는 정부의 문화·체육계 개입이 과도하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 최규순 전 심판이 구단들과 돈거래를 한 것과 관련해 문체부가 고발을 했다고 한다"며 "개인적인 금전 대차 관계가 있었던 일에 문체부가 고발까지 한 것은 이 사건이 유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실제로 문체부가 기획고발을 한 정황도 있다. 문체부가 소위 새로운 정부의 프레임에 맞게 KBO를 고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산하기관의 방만 운영이나 기강해이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도 이어졌다.

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2012년 강원랜드에서 사업장 확장 및 게임기 추가 설치를 신청하는 과정에서, 문체부 관광산업과장 경력을 가진 인사가 이를 신청했다는 점을 공개했다.

유 의원은 강원랜드 채용 비리 의혹을 언급하며 "문체부 출신 전직 공무원이 이런 신청을 한 것으로 보면, 이 경로로 인사청탁을 할 개연성도 있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한국당 김석기 의원은 "한국관광공사가 4개 회사에 471억 원을 출자했지만, 아직 배당수익이 발생하지 않았다. 특히 1992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290억 원을 출자했지만 25년간 수익이 없다"며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같은 당 곽상도 위원도 문체부 유관기관들의 상표권 등록 현황을 조사한 결과, 문체부를 포함한 56개 기관 중 기관명이나 기업이미지(CI) 상표권 등록을 마친 곳은 18개(32.1%)에 그쳤다면서 개선을 촉구했다.

이철규 의원은 최근 불거진 한국관광공사 자회사 그랜드레저코리아(GKL) 직원들의 '공짜 해외여행' 의혹을 질타하며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GKL 직원 246명은 10년 동안(2007∼2016년) 5개 카드사(법인카드 4개, 직원복지카드 1개)로부터 항공권·숙박비·식비 등을 지원받아 해외출장 형태로 무료 해외여행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hysup@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