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멸망 멀었다…전문가들 '더 치명적 변신' 우려

입력 2017-10-19 11:05
수정 2017-10-19 11:13
IS 멸망 멀었다…전문가들 '더 치명적 변신' 우려

권토중래 전략엔 거점 게릴라·서방테러 원격조종

"사상·네트워크 건재"…6년전에도 패퇴 후 급성장 전력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이라크, 시리아 거점에서 밀려났으나 이런 패퇴가 멸망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럽과 아랍의 대테러 전문가들은 IS가 점령지 축소에 따라 대응전략을 오래 전에 세워왔으며 더 치명적인 테러 세력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IS는 격퇴전을 방어하기 위한 게릴라 전술을 준비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자신들의 이름으로 더 많은 이들을 살해하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추종자들을 모집해왔다.

대테러 전문가들은 수도이던 IS가 최근 국제 동맹군에 함락되기 오래전부터 IS의 이 같은 동향을 포착했다고 입을 모았다.



워싱턴 근동문제 연구소에서 지하드(성전) 운동을 연구해온 애런 Y. 젤린 연구원은 "IS는 끝나지 않았다"고 잘라 말했다.

젤린 연구원은 "IS는 조직을 재건할 시간을 벌 목적으로 지역에서 적들의 공세가 시들할 때까지 기다린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그 사이에는 멀리서 적들과 계속 싸우기 위해 외부 추종자들을 선동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유럽 관리들도 같은 우려 속에 이미 오래전부터 IS가 유럽 국가들에 잠복 조직을 심었을 가능성을 경계해왔다.

IS가 온라인으로 포섭한 이들이 자생적으로 저지르는 테러를 막을 방안이 거의 없다는 점은 지구촌 안보 관리들의 공통된 골칫거리이기도 하다.

영국의 정보기관인 MI5의 앤드루 파커 국장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격렬한 테러 위협과 싸우고 있다"며 "그 위협은 다차원적이고 빠르게 진화하는 데다가 우리가 전에 보지 못한 속도와 규모로 작동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물론 IS 격퇴전을 주도하는 미국 국방관리들처럼 점령지 축소가 자원 상실과 세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낙관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IS의 새로운 위협은 물리적 거점이 아닌 무형적 저력에 있을 것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IS의 2인자이자 대변인이던 아부 모하마드 알아드나니가 작년에 미군 드론의 공습으로 제거되기 전에 한 말을 주목하고 있다.

알아드나니는 "싸우려는 의지력과 욕망을 잃는 것이 진짜 패배"라며 "무슬림의 마음에서 쿠란을 제거할 수 있어야 우리가 패배하고 당신네들이 승리할 것"이라고 응전을 선동했다.



IS의 과거사를 볼 때도 이 조직이 점령지 상실과 함께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군이 2011년 이라크에서 철수하기 전에 IS의 전신(前身)이던 'IS 이라크'가 거느린 조직원은 700명 정도에 불과했다.

서방에서 미미한 세력으로 평가됐고, 그 단체의 수괴에게 철수하던 미국이 제시한 현상금도 500만 달러에서 10만 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IS는 잠복기를 거친 뒤 불과 3년 만에 '칼리프 국가'(이슬람 초기 신정일치국)를 참칭하고 테러의 대명사로 국제무대에 등장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동맹군은 현재 이라크, 시리아에 있는 조직원들이 6천∼1만명 정도라고 밝혔다.

이는 IS의 전신이 종전에 잠복기에 들어갈 때보다 많게는 14배에 달하는 규모라 경계심을 자아낸다.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중동정책을 연구하는 대니얼 바이만은 "의미있는 비교"라며 "IS는 추종자들이 많은 매우 강력한 세력"이라고 말했다.

바이만은 "IS는 사상이 깊이 박힌 데다가 네트워크까지 있다"며 "물리적 영토를 잃는다고 하더라도 의지할 것들이 많은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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