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야권 주지사 당선자 5명, 친정부 제헌의회 선서 거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예상밖에 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베네수엘라 야권이 친정부 성향의 제헌의회 선서를 거부하기로 해 진통이 예상된다.
우파 야권 연합 국민연합회의(MUD)는 18일(현지시간) 소속 당선자들이 제헌의회에 선서하지 않는 한 당선을 무효로 하겠다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협박에 굴복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MUD는 주지사 당선자들의 제헌의회 선서 행사 직전 배포한 성명에서 "우리는 사기성 제헌의회 앞이 아닌 신과 각 주의회 앞에서만 선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권은 재검표를 비롯한 선거 절차 감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정치·경제 위기를 끝내기 위한 정부와의 예비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방침도 분명히 했다.
야권은 지방선거 전부터 소속 당선자들이 제헌의회 선서에 참여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그러나 야권 일각에서 선거 결과를 수용하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방침 실행 여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야권은 개헌 등 무소불위의 권한을 지닌 제헌의회가 야권이 장악한 기존 의회를 무력화하고 마두로 정권의 독재를 강화하기 위한 도구라고 비판하며 지난 7월 말 치러진 제헌의회 선거에 불참했다.
선거관리위원회(CNE)는 이날 새벽 남부 볼리바르주의 개표 결과, 약 1%포인트 표차의 박빙 승부 끝에 여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 후보가 당선됐다고 발표했다고 텔레수르 방송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선관위는 지방선거 당일 야권 후보가 리드하는 중간 개표 결과를 공개했다가 삭제한 뒤 이날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이로써 23개 주지사를 선출하기 위해 지난 15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PSUV가 18개 주지사를 석권했다.
사전 여론조사를 토대로 압승할 것으로 예상했던 야권은 5개 주의 주지사를 배출하는 데 그쳤다.
막판까지 개표가 진행된 볼리바르주의 주도인 시우다드 볼리바르에 있는 선관위 앞에서는 패배한 야권 후보의 지지자들이 개표 부정이 있었다며 항의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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